아름다운 사람들과 더불어서…

햇살이곱고마냥한가롭게보이는토요일오후인어제디카의메모리칩을사려고BestBuy에갔었습니다.

여유로움을즐기며천천히걸어가면서가게입구쯤에들어서는데

저만치서누군가휠체어에앉아서스스로휠체어를굴리면서오고있었습니다.

그때길에는오직그사람과저뿐이라서전무심코그쪽으로얼굴을돌렸습니다.

아…어쩌면그토록맑은얼굴을하고있는지…

약이십대후반의건장한체격을가진미국청년이었습니다.

저는햇살을받으면서그에게살짝웃어주었습니다.

물론이런때의미소는상대방을동정하는마음으로보내는것이절대로아닙니다.

그러니까저는아…날참좋다…잘지내니?하고보통모르는사람들과길을가면서주고받는미소같은것입니다.

이곳사람들에게는생활화되어있는몸짓입니다.

전혀휠체어에앉아서생활하는사람답지않게그도그런뜻의맑고고운미소를내게보내주었습니다.

보통후천적으로…가령일반적으로교통사고를당해서저렇게된사람들을더러봅니다.

언젠가는길을걸어가다가어떤여인을보았습니다.

아니내앞쪽에서걸어오고있는그여인의이상한점을먼저발견하였을지도모릅니다.

왼쪽팔이팔꿈치부분에서부터없었고몽땅한팔하나가걸어갈때마다저절로흔들거렸습니다.

그런데도그여인은민소매의브라우스를당당하게입고있었습니다.

적당하게화장한얼굴에귀걸이,목걸이까지장신구를화려하게한여인…

옷도그에맞추듯이강렬한원색의옷을입은여인…

그러나그녀의얼굴에서는보통사람들과똑같은당당함이있었습니다.

누구의시선도전혀의식하지않는자연스러움까지품어나오기도하였습니다.

저만치가다다시뒤돌아서그녀를보면서제기분이아주상쾌하였던기억이납니다.

바로며칠전에…라스베가스에서묵었던호텔의엘리베이터안에서만난아이리쉬계통의소년은

언뜻보기에도정신적인지체아였습니다.

이제열다섯전후로보이는소년과그의부모와그동생으로보이는앳된여자애가같이있었는데

그가족으로부터풍겨나오는분위기가어찌나화사하던지…

우리일행은서로얼굴을쳐다보며서미소를그소년에게보냈습니다.

그리고말했지요.

"이곳에서좋은시간을보내고있나보네…"

역시휠체어에앉아있던소년은한쪽으로돌려진머리를끄덕거리면서입을크게벌리며웃었습니다.

그를내려다보던소년의부모얼굴에는아들의그런모습을보면서흐뭇해하는표정이배어들었습니다.

자기자식이그렇다는것을전혀숨기지않고어디에든지같이데리고다니는이곳사람들입니다.

사막여행을다니면서도종종보아왔던눈에익숙한풍경입니다.

주위를둘러보면…

얼마나아름다운사람들이있는지…

내가걸어가고있는이시간…현재는정말살아볼만한세상인것만은틀림이없습니다.

어쩌면그사람들은자기들이갖고있는인생의가시하나쯤은

자기들의고통의시간을넘어서서스스로끌어안고…

앞을바라보면서넉넉한마음으로살아가고있을것입니다.

가시는꽃과나무에게만있는것이아니었다
세상에,또는스스로에게수없이찔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