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비의 노래/바람의 말

나이들면사는게쉬워지는줄알았는데

찬비내리는낮은하늘이나를적시고

한기에떠는나뭇잎되어나를흔드네

여기가희미한지형의어디쯤일까

사선으로내리는비사방의시야를막고

헐벗고젖은속세에말두마리서서

열리지않는입맞춘채함께잠들려하네

눈치빠른새들은몇시쯤기절에서깨어나

시간이지나가버린곳으로날아갈것인가

내일도모레도없고늙은비의어깨만보이네

세월이화살되어지나갈때물었어야지

빗속에혼자남은내절망이힘들어할때

두꺼운밤은내풋잠을진정시켜주었고

나는모든것을놓아버리고편안해졌다

나중에사람들은다그렇게사는것이라고

안개가된늙은비가어깨두드려주었지만

아,오늘다시우리가슴을설레게하는

빗속에섞여내리는당신의지극한눈빛

늙은비의노래/마종기

우리가모두떠난뒤

내영혼이당신옆을스치면

설마라도봄나뭇가지흔드는

바람이라고생각지는마

나오늘그대알았던

땅그림자한모서리에

꽃나무하나심어놓으려니

그나무자라서꽃피우면

우리가알아서얻은모든괴로움이

꽃잎되어서날아가버릴거야

꽃잎되어서날아가버린다

참을수없게아득하고헛된일이지만

어쩌면세상모든일을

지척의자로만재고살건가

가끔바람부는쪽으로귀기울이면

착한당신,피곤해져도잊지마

아득하게멀리서오는바람의말을

바람의말/마종기

빗소리에새벽잠을깼습니다.

잠결에눈을뜨고는…그것이비가내리는소리라는것을깨닫는순간

벌떡일어나디카를들고패리오로나갔습니다.

아….정말막쏟아지는비입니다.

귀한손님인…비의내음..

마치비의숨결인양….

비가내려지는땅위에서올라오는냄새는정겹습니다.

비에묻어나오는나무향은또얼마나향긋한지요….

행복한토요일의이른아침…

비내리는창밖을바라보면서커피를내립니다.

평화로운아침….마음속에는조용한미소가번집니다.

어쩌면세상모든일을

지척의자로만재고살건가

가끔바람부는쪽으로귀기울이면

착한당신,피곤해져도잊지마

아득하게멀리서오는바람의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