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소중한 당신…

퇴근길에도서관에들렀습니다.

도서관주위에주루룩서있는나무숲에서

진한향기가따뜻한바람에묻어날라왔습니다.

전….이향을참좋아합니다.

울창한VelvetMesquite나무에서품어나오는향이거든요.

바로저위의사진에서보는나무랍니다.

매일110도가넘는뜨거운태양아래에서도

저렇듯진초록의잎을햇살에반짝거리는향이깊은나무입니다.

파킹랏에차를주차시키고는

천천히도서관입구를향하여걸으면서숨을깊이들이마십니다.

그리움에도향이있다면….

바로이나무에서품어나오는향이그와같은향이아닐까싶기도합니다.

늘이나무숲을지나가다보면그저아련하여지니까요….^^

집으로돌아오는길에도서관에서두블럭떨어진곳에있는

한국마켙에들려서배추4포기와무우2개를샀습니다.

토요일에김치를담그면좋겠지만

어쩌면그때는아들을데리고세도나에갈지도모르겠구요.

배추4포기…약너댓시간만절여지는시간이필요하니

저녁을준비하기전에배추에소금을뿌려둡니다.

저녁을먹고산책을나갔더니

이른초저녁의하늘에달이고개를내밀었습니다.

거의매일아름다운저녁노을을볼수있는이곳…

군청색의하늘에붉은물감을그냥막뭉개놓은듯합니다.

그런데도두색상의대비가너무맑고이뻐

노을색이어둠에묻힐때까지한참을하늘을올려다보았습니다.

이제이곳의뜨거운바람에많이익숙하여져서

따뜻하니좋네….할정도가되었습니다.

습도가전혀없으니뽀송뽀송한훈풍이맨살에부드럽게스칩니다.

천천히…걷습니다.

오렌지나무옆을지나가면서노란오렌지들을한번올려다봅니다.

길가에흐드러지게피어있는노랗고빨갛고주황색을가진

멕시칸파라다이스버드꽃들이흔들거립니다.

파아란잔디밭옆에산책길은언제나깨끗합니다.

내가걸을때마다오가는사람들을전혀볼수없는한적하고조용한동네입니다.

이곳에도주위의나무에게서저녁이라더욱짙은향이

어둠에묻혀가슴속에깊게스며듭니다.

집에돌아와서배추를뒤적여서

위에있던것을아래로…아래에있던것을위로올려놉니다.

적당하게절여진것을한이파리떼어서씻은다음에

먹어보았더니달고맛있습니다.

배추가이렇게달다니…

흠…오늘담글포기김치는보나마나아들에게히트칠것입니다.

엄마의손맛이들어간익숙한것에길들여져있는

아들을위해서담그는김치이니까요.

제가젤로자신있게할수있는것은김치담그는것이거든요…

제가김치공장하면단골손님이되어주겠다는사람들이

시카고에서도많이있었는데…

이곳에서도주위사람들이그런말들을많이합니다.

반면에복잡한요리같은것들은잘할줄을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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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담글양념을대강준비해놓은다음에

배추가더절여지는시간을기다리는동안

냉장고에서시원한맥주한캔을꺼내어들고패리오로나갔습니다.

패리오에있는의자에앉아서한모금을마십니다.

시원하게목줄기를타고흐르는것을의식합니다.

다시한모금을길게마신다음에밤하늘을올려봅니다.

이렇게…

김치를담글때가되면김치를담그고

목이마르면시원한맥주를마십니다.

걷고싶으면땀을흘리면서도걷습니다.

잠시삶의무게를내려놓고싶을때면

며칠훌쩍여행을떠나기도합니다.

참소중한당신…

당신이보고싶을때면어떻게해야하나요?


나는눈을감고숨을크게들이마십니다.

그리고천천히나자신을느낄듯말듯불어오는밤바람에맡깁니다.

깊고아늑한편안함이찾아옵니다.

참으로…아름다운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