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그대, 아름다운 뒷 모습이여!

SaguaroNationalPark을하이킹하면서…

아침6시30분쯤에모텔에서제공하는아침식사로오물렛과커피,그리고그레이프프룻트를먹은뒤에

바로SaguaroNationalPark을향해서떠났습니다.

7시30분쯤도착하였는데토요일의이른아침시간이라사람들이별로없어서그것이저는더좋았습니다.

아직도한낮은약화씨110도를(섭씨43도쯤됩니다)넘나들기때문에

하이킹을일찍시작하여서12시전에끝내고다음코스로이동하기로계획을잡았습니다.

이미전날저녁에와서가져간공원의지도를보면서어디어디를하이킹할것인가는계획을세워두었습니다.

어디에가든지지도를보면하이킹거리와소요되는평균시간까지자세하게표시되어있거든요.

이내셔널팍은제가이제껏보았던다른곳에비하여아주평범하였습니다.

그냥넓다랗게펼쳐져있는야산에스와르선인장이빽빽하게들어서있고

또다른여러종류의선인장들과선인장과의나무들로이루어진숲이끝없이펼쳐져있었습니다.

아래사진처럼하이킹길을따라서빠르지도않고느리지도않는….적당한걸음걸이로걸었습니다.

자연속에서자연을즐기면서…^^

약30분쯤걷다가옆길에서나타난말을탄금발의여인입니다.

이여인도역시이른아침의공기속을뚫으며혼자서호젓하게숲속을가고있습니다.

저뒤를졸랑졸랑따라걸어갔었는데어느지점에서저여인은다른길로접어들었습니다.

주위를둘러보니이곳은선인장꽃이활짝피는4월말이나5월에오면매우황홀한경치를보여줄것같았습니다.

걸어가는주위로

어쩌다가도마뱀이쏜살같이지나가고…

토끼도뛰어가고…

다람쥐도달려갑니다…

새들의노래소리는어찌도이리맑은지…

가끔씩바람의노래가온몸을스쳐가는듯합니다.

하얀구름한점없는파아란하늘은가슴시리게맑아

마치한살짜리아기가자기의모든것이되는엄마를바라보는아기눈처럼순진무구합니다.

다행하게도커다란나무들이많이서있어서가끔그나무그늘에앉아서쉬었습니다.

햇볕아래서걸을때는땀이줄줄흘러내리는뜨거운날이었으나습도가없어전혀끈적거리지않았고

나무그늘에앉아있으면시원한바람이훓고지나가면서서늘하게만들어주었습니다.

베낭속에서간밤에모텔방냉장고의냉동실에넣어두었던물병을꺼내어들이키니

차가운물이목줄기를타고시원하게내려갑니다.

복숭아도베어먹습니다.

또제리도하나씩까서먹습니다.

주위를둘러보며….보여지는모든것들에따뜻한눈길을줍니다.

그리고다시일어나걷습니다.

세상에부러운것이하나도없는순간입니다.

저는자연속에오롯이한점이되어….

나무도되었다가

새도되었다가

바람도되었다가

하늘도되어봅니다.

약3시간정도걷다가피크닠장소부근에이르렀습니다.

역시이부근에도사람의그림자라곤전혀찾아볼수가없습니다.

아…가끔자전거를타고지나가는사람들은있었습니다.

이곳에서화장실에도들리고….잠시저곳에앉아서커피를끓이기로하였습니다.

간간이맞바람까지불어시원한그늘아래서뜨거운커피를맛있게마시고있는데

어떤미국인할아버지한분이제곁에다가와서섰습니다.

고개를들고바라보니공원의제복을입으셨는데저를보면서자기소개를먼저하였습니다.

발렌티어레인저라네요…이름은래리…

그런데이할아버지가저개스통을보더니아주편리하겠다며어디서샀느냐고물어보면서

서로이야기를시작하게되었습니다.

할아버지는27년동안공군으로복무하다가일찍은퇴한후에바로이곳에서

자원봉사로안내를맡았는데올해로벌써28년째라고합니다.

물론오랫동안군인생활을하였으니까충분하게연금이나오는이유도있었겠지만

저한테말씀하시는것으로보아서지금의일을매우사랑하고계시는것이분명하였습니다.

자기는이제는잘들을수는없지만아직은볼수있고걸을수있기때문에

하이킹하는사람들을도와주고있다고하였습니다.

홀로하이킹을하다가실수로넘어져서움직일수없을상황도일어나기도하고

때로는사막에많은방울뱀이나전갈에물려서급히병원으로연락을하는일도있다고하였습니다.

저는이제껏그런염려없이홀로하이킹을하였었는데그런이야기를듣다보니

갑자기어…어떡하나…하는생각도들었습니다.

이야기끝에제가시카고에서이곳으로이사온지이제일년이되어간다고하였더니

자기아버지가시카고에서태어나고그곳에서자랐으며한때아버지는시카고튜리뷴에서일을하였었다며

홈타운사람을만나게되어반갑다며기뻐하였습니다.

열심히말을하는할아버지의주름진얼굴을보면서저는저도모르게제얼굴에손을대었습니다.

저도언제가는저렇게주름이잡혀질것같아서…..-.-;;

래리라는이름의77세할아버지가갑자기말을중단하더니고개를갸우뚱하며미소를지었습니다.

그러면서자기의오른쪽귀를제쪽으로돌려보이며말을하였습니다.

아…나는이렇게보청기를달고있지만소리를잘듣지못하는데…오늘은저녀석들의소리를다들었네…

바로우리주위에서서너마리의새들이구구…하면서걸어다니고있었거든요.

할아버지의행복해하는얼굴을보면서사진을찍어도좋겠냐고하였더니물론…좋지하면서포즈를취하였습니다.

약20여분동안저하고이야기를나눈다음에래리는다른곳으로가야겠다고말하였습니다.

더운날씨에하이킹을조심하며좋은시간을가지라는말을남기고

지팡이를땅에대고천천이걸어가는래리의뒷모습을정겨운눈으로바라보면서저는혼자말을하였습니다.

그대….아름다운뒷모습이여!!

래리의단순하면서도소박한….그러나건강한삶이희망처럼솟아보였습니다.

점점멀어져가는그의자그마한뒷모습을바라보면서

뜨거운커피를다시한컵마시고싶어졌습니다.

커피물을끓이는동안저는조용하게허밍으로노래를부르기시작하였습니다….

SteveRaiman-DanceWithTheW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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