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처럼 살아가는 사람들

아들이이곳에내려오자

주위의내친구들이서로아들에게식사에초대하였었다.

친구라야거의성당에서사귄친구들이었고

아들이내려왔음을축하해주고싶었기때문이었을것이다.

많은성당사람들과내회사사람들이아들을본다음에,

저런아들을두고내려와서어떻게지냈냐며…아들이인물이좋고착하게생겼다고덕담까지해주었다.

언젠가성당미사후에친구가저녁을사겠다고하여서아들과함께갔었다.

저녁식사를마친후헤어지면서아들이내차에타면서말했다.

"엄마.저런친구들한테젤러스하지않아?"

아들은내차보다훨~씬좋은그녀의차를보면서,

아니이곳에내려온후로그동안만났었던

내친구들의차를떠올리면서말을한것일것이다.

흠…그러니까잘사는친구들보면열등감을느끼지않느냐는뜻으로물었을것이다.

하긴이곳에서사귄내친구들은이제인생의중반에접어들었으니대부분안정된생활권에있다.

"아~니…전혀…야..너엄마를어떻게보는거야?

엄마는아무렇지도않아.보이는물질이다는아니란다.

오히려내친구들이갖고있지않은것들을엄마는갖고있으니까친구들이엄마를좋아하는거야.

아들아.그리고자기확신이있게살면보이는것에흔들리지않는단다…"

아들은,

무언가깊게생각하는듯이고개를끄덕였었다.

그아들이어제저녁에뜬금없이또묻는다.

"엄마,이곳에사는엄마친구들하고시카고의엄마친구들하고비교하면어때?"

"음…엄마는그런생각을해보지않았었는데…좋아..다좋지뭐..너는?너도친구들더러사귀었잖아?"

"나도좋아….이곳아이들을다착한것같아…"

"그러니?아무래도…이곳은시골이니까…그리고아들아.중요한것은너야.

네가어떻게하느냐에따라서친구들이널좋아하기도하고싫어하기도할꺼야.

그러니까언제나항상최선을다하는마음으로친구들을대해..알았지?"

다행한것은아들이지난8월초이곳에도착한바로다음날성당에서청년회가

1박2일동안야영을떠나기로한다는것을알게되었고,

내권유로아들은그들과함께야영을다녀왔었다.

청년회는대부분대학생들로이루어졌었고,

그이후로그곳에서알게된친구들과쉽게가깝게될계기가되었다.

그날밤아들은,

텐트옆의야영장에서장작에불을지피고새벽6시까지

여러아이들과이야기를하면서밤을새웠었는데

밤하늘의별들이엄청크고많이떠있어서아름다운밤이었다고말하였었다.

깊은산속에서하룻밤을어떻게지냈을지가떠올라서

아들을다둑거리며좋은시간보내서내가더좋다는말까지해주었었다.

어쩌면그날밤,

밤을새우면서같은젊은이들끼리이야기를나눈시간들이

아들한테는소중한시간이되었을것이고

아들이쉽게이곳생활에적응을할수있는데좋은도움이되었을련지도모른다.

아들은일주일후시카고에잠시다녀오는뱅기표를

자기가이곳에서학교다니며파트타임으로일해서번돈으로샀다.

친구들이보고싶어서…견딜수없다고한다.

학교를빠질수없기때문에금요일오후에갔다가일요일저녁에돌아온다.

엄마도같이가자고…자기가일해서돈이있으니까그돈으로내뱅기표까지사주겠다고하였지만,

나는다음에갈테니까이번에는너혼자다녀오라고했다.

살아가는것은저나무와같지않을까싶다.

하이킹을하다가저나무를발견하였을때깊은아픔이먼저찾아왔었다.

비도없는메마른땅위에서오랜세월을견디어오는동안

저렇게자기의껍질을벗기우면서도

여전하게초록의잎새들을일궈내고있는모습을보면서

사람들도…척박한세상살이를저렇게살아가고있겠지…하는생각을하였었다.

허물을벗으면서…

허물을벗기면서…

그렇게주어진삶을열심히살아가는사람들…

아들이이곳생활에잘적응하는것이고맙다.

그리고…아들이곁에있어서많이행복하다.

혼자가아니고둘이라는것이얼마나따뜻하고고마운것임을아시는지…

하지만아주가끔못견디게외로움이찾아든다거나,

아님저녁의어스름이깃들어오는조용한시간에견딜수없는쓸쓸함이밀려오면,

나는저나무를떠올린다.

그리고저나무를처음보았을때살떨리도록큰감격에젖었던느낌…속에잠겨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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