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교한달빛이가득하다.
설핏잠에서깨어나패밀리룸으로걸어나오니깊은밤의한가운데에
그렇게달이놀고있었다.
맨발로딛고선타일의감촉이부드러우면서도차갑다.
달그림자가드리우고있는창살무늬를물끄러미바라보았다.
맑다.
눈을들어창밖을보니달이휘영차다.
천천히몸을돌려리빙룸으로눈길을돌렸다.
역시그곳에도한쪽벽의커다란패리오의유리창을투명하리만치맑은빛이놀고있었다.
주문한블라인드는약2주후에올것이니까
그때까지는이렇게신선놀음을할수있을것같다.
내집양옆으로는지금한창집을짓고있으니다행이다.
살고있던아파트의기간이내년1월까지라서느긋하게있으면서이사할준비를할까하였었는데
갑자기이사를하게되었다.
내가새집과아파트의이중페이먼트를걱정하니까아들이인터넷으로sub-lease할것을광고하였다.
여러사람들이왔었는데그중에서아들만한나이의젊은미국남자아이에게주기로하였다.
당사자와그의부모모두내아파트가좋다며내가할수만있다면당장들어오겠다는거였다.
그래서부랴부랴이사를하게된것이었다.
나는아들덕으로이중페이먼트를내지않아서잘됐다.
그래서짐을제대로싸지도않은상태에서트럭을빌려서사람을사서짐을나르고
퇴근을한후에는매일짐을정리해서뽑은지얼마안된새차로옮겼다.
다행히아들이곁에있어서무거운박스를다나르면서고생을많이하였다.
이럴줄알고이런차를사게되었나보다-.-;;
새집에서첫날밤을자게된그날새벽에달과의만남이었다.
다시잠들기를포기하고찻잔을꺼낸다.
물이끓어오르는소리를듣는다.
부엌의한켠에조그맣게쭈그리고앉아서아직도놀고있는달빛의무늬를바라본다.
평화로움이가득하게고여있는새벽이다.
이렇게…
이곳에서새롭게나의생활이일구어지겠구나…
일년전정든고향같던시카고를뒤로하고
어머니와아들딸들을떠나서일터를따라
이곳에다시뿌리를내리겠다고찾아왔을때는두려움보다는무한한도전의마음이더컸었다.
물론지금도마음속에는늘그리움의도시로남아있는시카고이다.
그러나…이집은어쩌면내인생의남은여정길이될지도모른다.
그래서이집을지을때문고리에서부터벽의페인트색까지내기호에맞추어서지었다.
내아이들이멀리서어미를찾아오면따뜻하고편안한집이되었음한다.
아담하고평화로운집…정이담겨있는집이되도록나는애쓸것이다.
커피가들어있는커다란머그잔을들고마당으로나갔다.
새벽의여명이트는가운데꽃들의소리없는함성이들려온다.
노란꽃,보라꽃,연분홍꽃…모두선인장과에속하는꽃들이앞뜰에심겨져있다.
어느새새벽이곱게옷을입고찾아오고있다.
(그동안안부남겨주신이웃님들감사합니다.일일이찾아뵙지못함을이해하여주시기바랍니다.
너무오랫동안소식을드리지못하여서이렇게라도간단하게알려드립니다.
어느정도정리가된뒤에찾아뵙도록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