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금요일밤에…

아무리생각해도별일입니다.

지난주금요일에도아침부터내리기시작한비가하루종일내리다못해밤새도록내렸거든요.

낮에는일하다가도창문너머로보이는팜츄리사이로빗줄기가쏟아지는것을멍하니바라보기도하고

밤에는연신창가를두둘기는세찬빗방울소리에

책상에앉았다가일부러우산을쓰고집밖을한바퀴휘리릭돌다가들어왔답니다.

비한번내린것가지고뭐…하실것이아니라

사실그렇게비가내리는것을일년이넘도록한번도만나지못했었던차라,

더욱이이곳에서는일년에몇번비가내리고그것도10여분을계속내리지않는편이라서…^^

비오는날은우중충해서싫다는사람도있겠지만

저는비가내리기전의흙내음부터시작해서

비내리는날의그풋내음까지도사랑해서

전에살던곳에서는그런날은

일부러나무의키가하늘을덮을만큼울창한숲속으로운전하면서

비냄새와함께싱그런나무향을맘껏만끽하고오기도했었는데요.

그런데오늘도아침부터날이흐리고잿빛하늘이잔뜩내려앉아있더군요.

아니나다를까…퇴근하면서빌딩문을열고나섰더니

언제부터내리기시작하였는지줄기가세찬빗줄기가마구흩어지고있었거든요.

아…금방잔디를깍아낸뒤에품어나오는향긋한나무향같은것이온천지에날라다니고

차가운빗줄기가얼굴위로쏟아지는데얼마나달콤한지요…

아들을데리러가면서

이런날은멸치국물을고소하게우려내서수제비를만들어먹음딱좋겠구나싶더군요.

문득버터를발라서고소하고말랑말랑한따뜻한빵과더불어서

하얀크림소스에잘게썰어놓은조개살이들어가있는파스타가먹고싶어졌어요.

아들한테말했습니다.

이런날우리밖에서저녁먹고가도괜찮겠지?

엄마,뭐먹고싶은데?

파스타…

그래…그럼먹고들어가자…

왼쪽은제가주문한’LinguiniwithWhiteClamSauce’이고

오른쪽은아들이주문한’Portobello’입니다.

에구…접시주위를정리한다음에사진을찍는것인데걍막찍었더니…

사실저사진을찍을때도아들이저보고그러더군요.

엄마.팝(FOB)이야?

왜?

왜이런것을다사진찍어.마치팝처럼….

팝은FreshoffBoat라고이제막한국에서온아이들을가리켜서말한다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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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돌아와식탁테이블에앉아서여전히세찬빗줄기로비가내리는패리오를바라다보았습니다.

닫혀진커다란유리창건너편으로거실에만들어놓은크리스마스츄리의불빛이아름답게비추어졌습니다.

비오는밤에유리창너머로찍은츄리….그런대로괜찮아보이지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