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일요일저녁,어느모임에저녁식사초대를받아갔었습니다.
마침저를초대한사람의언니되시는분이
제맞은편에앉게되어서자연히그분하고이야기를많이나누게되었습니다.
연세가70이조금못되었지만상당히젊게보이셨습니다.
그분의취미는꽃을가꾸거나채소를키우는일이랍니다.
그래서집을살때에도남편과세딸들이자신을위해서뒤뜰이넓은집을골랐다고합니다.
이번에도자신이직접키운배추로김장을하여딤채라는김치냉장고에가득두었답니다.
물론김장에들어가는재료인무우,마늘,파,갓등도모두집에서자신이키웠다고하더군요.
그러니쑥갓,상추,호박,아욱등등온갖채소는물론이거니와
며칠후에는참외씨도뿌릴거라고하더군요.
이곳은사막기후라서보통웬만한사람들은그렇게집에서농사짓기가쉽지가않다고들었거든요.
잘못하면뜨거운태양으로인하여다타버린다고하기까지하는데,
이분은그방면에서나름대로의노하우가있는가봅니다.
게다가미국에서오랫동안살았음에도간장,고추장,된장은사지않고
직접당신이집에서만들어서먹는다고하는데엔제가두손,두발을다들었습니다.
그러시면서오늘교회에서당신이점심당번이었는데
집에서담근된장에다무우청우거지국을끓였더니온교회사람들이맛있다고하면서잘먹었다고합니다.
이분의꿈은집에서열심히채소를키우는것이랍니다.
이제막새파란잎을내세우며쏘옥나오는채소를볼때마다
새로이태어나는아기들을보는것처럼커다란희열을느낀다고합니다.
아침저녁으로밭에서지내면서잘자라나는채소무리속에서지내노라면하루가금방지나가고,
그렇게정성을들여키운다음에이사람저사람에게나누어주는것에서기쁨을느낀다고합니다.
내돈들여가며,힘들게육체노동하며채소를키워
사랑을나누어주는이분의꿈….그래서늙지않는것같습니다.
한번맞추어보세요.
이사진속의할머니의연세가얼마나되시는지…^^
놀라지마세요.
이분의연세는104살입니다.성함은김자,금자,하자,김금하입니다.
일요일아침이라서성서를읽고계시는모습입니다.
저글씨가잘보이신다니…대단하신할머니이십니다.
사진을찍겠다니까저렇게살짝웃어주시기까지하셨어요.
제어머니가계시는널심홈(양로원)에는독실,2인실,4인실이있습니다.
저는어머니의병이치매이시기에혼자있는것보다는여럿이있는곳이나을것같아서4인실을원했었습니다.
지난번에가서보니어머니옆에새로운할머니가계셨는데바로저사진속의할머니였습니다.
저를보더니할머니가말씀하셨습니다.
"일을안하는가보네…그러니한가하니이렇게찾아오지…이곳에사는사람들은다들바뻐서…"
딱딱한음식을잡수시지못하는어머니에게
수저로사과를긁어서어머니에게떠넣어주시는것을옆에서보시더니,
"참으로내속에서낳은딸이니까저렇게해주지,
암만며느리가잘해준다고해도내속에서난딸만하지는못하더라…"
제어머니의연세를여쭈어보길래84살이세요.했더니,
"우메…그런데어찌저렇게늙었노.나는팔십,구십에별일을다했는데…
이제백살이넘으니까아무것도못하겠다.
나는아들하나에딸을넷두었는데아들은나보다먼저갔다.
그리고첫째사위는목사고막내사위는의사다.가운데둘은기술자고…다들시카고에살지.
우리사위가진찰을했는데신경통이래.그래서그집에서못있고이리로왔지.
그집은방이7개인데내가다리가아퍼서위아래잘못올라다녀…나는여기가지내기가좋아…."
어머니가주무시는동안책을읽고있었는데제옆으로오시더니무엇을읽노?하시면서
책을앞으로펴시더니,친.절.한.복.희.씨….하고책의제목을읽으시는거예요.세상에나~~
그리고하도말씀을재미있게하셔셔제가잊지않으려고메모지에쓰니까하시는말씀이,
"저렇게글을쓰는것을보니사람은배워야재….나는내딸만글씨를잘쓰는줄알았더니
어째내딸보다더잘쓰네…."
이분의두따님은매일이곳에오시는데한분은65살,한분은70살이시랍니다.
막내가65살이신데매일그분을저도보았지요.
엄마,엄마,….하시면서살뜰히이할머니를돌봐주십니다.
머무르는시간은약10분,20분정도되지만하루에세번씩그렇게찾아온다는것은
상당한정성이아니면하기가어려웁지요.
할머니가제게말씀하셨어요.
내꿈은…잘있다가…가는거란다…
저는104살이신할머니처럼장수하기를바라지는않지만,
저연세에도저렇게맑고건강한분을뵈니
이런삶이든,저런삶이든,살아가는것에계속꿈을꾸어도괜찮을것만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