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되고 싶었던 날

저녁햇살이잔잔히퍼지는일요일오후,

소파에편안히앉아책을읽고있는데

마치향수처럼짙은향기가내마음을흔들어준다.

소파옆의티테이블위에놓여있는꽃병속의

백합과하얀소국이함께어울려떠도는향이

이토록진할줄이야….

나는꽃을좋아한다.

세상에꽃싫어하는사람이어디있겠느냐만

유난히좋아해서

대학교에간다면원예과를전공하고싶기도하였었다.

전에는자주꽃을사다가꽃병에꽃아두곤하였었다.

하지만한창피어있을때는보기도탐스럽고향도좋았지만,

일주일만지나면꽃이시들어져서

본래의자기모습을잃어버린모습을마주보기란…^^

마치퇴락한여인네의모습과흡사한듯하여

저꽃을왜사다놓았을까하는후회의맘도일어

그뒤론꽃을사고싶으면꽃대신꽃화분을사곤했었다.

하지만,요즈음다시꽃을집어들게된다.

꽃봉우리에서꽃이활짝피는것을볼때도좋고,

꽃향기가거실이나내방에서나를흔들어주는것도좋다.

한송이꽃이,향기하나가

기억속의어떤소중함을일깨워주기도하고,

또그냥꽃아놓고바라보면그자체로써좋기도하기때문이다.

그러다때가되어버릴때가되면

거침없이확~움켜쥐어내서쓰레기통속으로집어넣는다.

이제는진꽃에대한마음아픔도예전처럼느낄수가없다.

그러고보니내마음도,

풍상에많이,아주많이쓸려져버렸나보다.

애잔함과살풋함도점점가뭇거리기만하니….^^

세월이흐름에따라나의감정이무디게말라져버렸다하여도

그럼에도나는현재의내나이를사랑한다.

있는그대로의내모습을사랑한다.

나이에맞갖게주름이늘어가는얼굴과

탄력을잃어가는피부까지도…^^

그것들이하나가되어서내가되고있으니까…^^

어느여류시인도이렇게말하지않았던가!

나는현재의

내나이를사랑한다.

인생의어둠과빛이녹아들어

내나이의빛깔로떠오르는

내나이를사랑한다.

어제토요일,

잠시저의자에앉아있아주위풍광을즐겼다.

맑고드높은하늘,가끔씩들려오는새들의지줘귐,미풍에실려오던로즈매리향기…

그리고저의자옆에있는키가큰나무들이선인장과중에서도향기가고운Mesquitetree여서

그주위에온통고운향이떠돌고있었다.

이제막새순이트는소리가바람에실려오는것같기만하던시간들.

봄철에유난히바람이많은이유가

나무가지마다싹을띄워야하는데바람이불어서가지를흔들어주어

나무가지끝까지물이올라갈수있도록도와주기때문이란다.

이신비로운자연현상을보면서,또오래된Mesquitetree에잔가지들이잎새를틔우는것을보면서

나도바람이되고싶다는생각이들었다.

생명력을자극하는봄바람이되어

내이웃의힘들어하는사람이나,어려움에처한사람들과

따뜻한사랑의마음을나누고싶다.

호수의수면위에쏟아지는햇살을바라보며,

나의얼굴을간지럽히는봄바람속에서

그런생각들을하면서잠시앉아있었음의충만함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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