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강, 어머니

지난3월23일부터다시일주일동안병실에있는동안,

저창문을통해서함박눈이펄펄내리는야경을한없이내다보기도하였고,

봄비가내리는아침에는엄마의손을부여잡고회색빛공기가감도는서늘한아침을맞이하기도하였다.

바람이많이부는날에는나무가지가사정없이흔들거리는것을무념의상태로바라보았다.

호스피스병동에있었던우리는몇번이나이웃병실의사람들이바뀌는것을보아야만했었다.

엄마병실건너방에서이틀동안밤이새도록도와달라고신음하던노인의죽음을알았을때는진저리가쳐졌었다.

이번에는나와오클라호마의네째동생과뉴저지의막내동생,그렇게셋이서엄마의병실을지켰다.

우리는한사람씩돌아가면서같은층에있었던’Meditationroom’에가서기도하였다.

그리고하루에한번,어떤때는두번정도식사를하러두명이한국식당에가면한명은남아서엄마곁을지켰다.

다시병실로돌아오면서남아있는사람의음식을가지고오면

음식냄새가많이나기때문에병실에서먹지않고주차장의차안에서히터를틀어놓고먹었다.

링게르를맞고있는엄마에게끊임없이ensure(이한컵은한끼식사의용량을가졌다고한다)을마시게하였고,

쥬스와우유를스토로를사용하여서드시게하였다.

그리고될수있는한엄마의마음을편하게하려고노력하였고,

또엄마를많이웃게할려고우리는무던히애를쓰기도하였다.

우리는엄마와같이웃고,떠들고,조용히생각하고…그렇게밤낮을지냈다.

병원에서는우리에게이름을지어주었다.

NiceKoreanFamily….

그리고간호사나보조간호사나하다못해매일병실을청소하러오는사람들조차

필요한것은무엇이든지말하라고…언제든지말하라고…하였다.

우리가너무조용하고자기들에게요구하는것들이없어서자기들이할일이없다고도하였다.

하지만우리는병원에서주는모든혜택을누릴것은다누리면서엄마곁을지켰다.

나는이번에엄마한테갈때가방2개를가지고갔었는데그중의한가방에는검은옷들만넣어갔었다.

상복…

그러나나는그가방을열지않아도되었다.

하느님은,

우리의간절한기도를들어주셨다.

엄마는다시살아나셨다….

엄마는완전하지는않지만,의사의고개를흔들리게할만큼많이좋아지셨다.

그리고지난금요일에는병원에서퇴원을하셔셔다시널싱홈으로가실수있었다.

동생들은널싱홈근처의호텔에서잠을자고이른아침에엄마에게로왔다.

나는널싱홈에서엄마와같이잠을잤다.

이것도우리들의간절한청을널싱홈이받아들여주어서내가잘수있었던것이다.

그리고엄마는이제죽을조금씩드실수있게되었다.

모든것들에감사한다.

살아있는모든것들에감사한다.

우리형제들은한결같이입을모아서말하였다.

이번처럼우리에게은혜가충만하였던특별한휴가를다시는갖지못할것이라고…

하루24시간,그렇게약3주일동안을온전히엄마에게다쏟으면서갖은행복한시간들은

영원히잊혀지지않을아름다운추억이될것이라고…^^

두동생들은지난일요일에각자의삶의터전으로돌아갔다.

갑자기모두떠나면엄마에게힘이들것임을알기에

나는어제오후비행기로다시이곳으로돌아왔다.

열흘만에만난아들은,

건강한웃음을띄우며나를꼬옥안아주었다.

낮시간의비행이여서피닠스근처에가까이왔을때저사진을찍을수있었다.

물론디카를최대한확대하여서찍었는데,내가가끔씩드라이브하던곳이다.

댐을만들어서호수를이룬곳인데마치강江같다.

어디에계시든지

사랑으로흘러

우리에게고향의강이되는

푸른어머니

제앞길만가리며

바삐사는자식들에게

더러는잊혀지면서도

보이지않게함께있는바람처럼

끝없는용서로

우리를감싸안은어머니

당신의고통속에생명을받아

이만큼자라온날들을

깊이감사할줄모르는

우리의무례함을용서하십시오

기쁨보다는근심이

만남보다는이별이더많은

어머니의언덕길에선

하얗게머리푼억새풀처럼

흔들리는슬픔도모두기도가됩니다

삶이고단하고괴로울때

눈물속에불러보는

가장따뜻한이름,어머니

집은있어도

사랑이없어울고있는

이시대의방황하는자식들에게

영원한그리움으로다시오십시오,어머니

아름답게열려있는사랑을하고싶지만

번번히실패했던어제의기억을묻고

우리도이제는어머니처럼

살아있는강이되겠습니다

목마른누군가에게꼭필요한

푸른어머니가되겠습니다

어머니께드리는노래/이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