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물처럼…

내가여덟살때였다.어느날알리를따라빵을사러시장에갔다.나는노래를흥얼거리며알리뒤에서

그의걸음걸이를흉내내었다.알리가앙상한오른쪽다리를큰원의형태로흔들며발을땅에디딜때마다

몸전체가오른쪽으로확기울어졌다.한발자국씩디딜때마다넘어지지않는것이기적처럼보였다.

알리의걸음걸이를흉내내다가도랑에빠질뻔했다.웃음이터져나왔다.알리는몸을돌려자기흉내를

내고있는내모습을보았지만아무말도하지않았다.

그때에도,그후로도,그것에대해아무말도하지않았다.그저계속걸어갔을뿐이었다.

<연을쫓는아이P18에서발췌:알리-하자인나,아미르집의하인이며친구하산의아버지>

.

.

.

.

때로는한줄의글이긴여운을남겨주기도합니다.

나는책을읽다가위의구절에서오랫동안멈추었었습니다.

그오랫동안은….나름꽤길었지요.

이틀동안더이상책을읽을수가없었고,나만의깊은생각속으로들어갔었으니까요.

몸이자유스럽지못한알리를보면서

생각이자유스럽지못한내모습을발견하였고,

그런나를둘러싸고있는것들을나즈막한눈으로바라볼수있었기때문입니다.

나는몸을움직이는데아무런하자가없지만

마치내살아가는지금의모습이꼭알리처럼여겨졌습니다.

어쩌면알리는자기의걸음걸이를흉내내고있는모든사람들에게아무말도하지않고

평생토록자기의길을묵묵히걸어갔겠지만,

나는나자신을합리화하면서주위사람들에게탓을돌리기도하였습니다.

게다가알리를흉내낸꼬마처럼가끔씩

이웃을불평하고

이웃을판단하고

스스로그런생각의감정속에서벗어나지못하면서

절망하며혼돈속으로침잠할때도있었으니까요.

아…

사람이사람을저울질하면서절망하며겪는마음의좌절이란얼마나처절하였던지….

하루하루를살아가면서

자기자신에게관대하기까지는또어느만큼의인내와노력이필요할까!

내주위의사람들이나를어떻게보고생각하고판단하든지,

오로지앞만보며확실한주관으로걸어가고싶습니다.

알리처럼….

그때에도그후로도,그것에대해아무말도하지않았다.

그저계속걸어갔을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