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것이 빈 손밖에 없을지라도

지금은평화로운일요일아침입니다.

지난금요일은이곳의독립기념일이었기때문에휴일이어서

삼일동안집에머무르면서한가롭고편안한시간을가졌습니다.

매일이른아침에일어나

커다란머그잔에커피를가득채워들고

뒤뜰에나가거닐었습니다.

연일뜨거운태양빛으로대나무와복숭아나무들의잎끝이

노오랗게타들어가있어서보는마음이안쓰럽기도하였습니다.

그래서어제밤에는해가들어가기를기다렸다가

호스로나무들의몸에물을뿌려주었습니다.

수도꼭지를틀면약10여분동안은뜰위에흐르게해야합니다.

그것은찬물인데도처음에는뜨거운물이나오기때문입니다.

그것은부엌에서도마찬가지입니다.

야채를씻을려면그렇게10여분동안틀어놓은다음에사용을합니다.

연일화씨110도를웃나들기때문에어찌할수없이받아들여야합니다.

앞뜰에있는자스민나무의꽃봉오리는수없이많이맺혀있습니다.

그러나하얀꽃이예쁘게활짝피자마자

여지없이뜨거운태양빛으로인하여갈색으로타들어가버리고맙니다.

그럼에도자스민은매일자기몸을활짝펴서나를즐겁게하여줍니다.

해가지는저녁에는동네를한바퀴돌았습니다.

사람이살고있지않은듯조용한동네를돌면서

아름답게지는저녁의황홀한석양을바라봅니다.

이곳의일몰은다른지역보다매우곱습니다.

이렇게아무데도나가지않고집에서지낸삼일동안..

나름대로많이행복한시간을보냈습니다.

이른아침에뒤뜰과앞뜰을거닐며즐거웠고,

시원한집안으로들어와서는

식탁위에놓여있는랩탑앞에앉아서

블로그에올릴여행기를쓰고,

그리고목요일저녁퇴근하면서사가지고온야채로

알타리김치와열무물김치도담궜습니다.

찹쌀풀보다는더끈기가있으라고밥풀을끓여서…^^

그리고사이다,간장.배,양파,마늘등으로양념해놓은갈비를

엊저녁에는아들은너무더워서수영복만입은채

뒤뜰의그릴에서구웠습니다.

아들은갈비를적당하게익은빛이나올때가지잘구었습니다.

우리는둘이마주앉아싱싱한상추에갈비를곁들여먹으면서

맛있네…맛있다…하면서먹었습니다.

엄마,엄마가담근이포기배추김치도아주맛있어…하면서…^^

나는DR.ZHIVAGO를다시보면서

시원스레펼쳐지는설경을보기도하고

그들의사랑이야기에마음이졸여지기도하였습니다.

벌써몇번째보는영화이면서도…^^

그들의삶속에사람들의인생이담겨있기때문입니다.

또친구가빌려준’엄마가뿔났다’도몇편보았습니다.

이런한국비디오는거의수년만에첨으로보는것같습니다.

극중에나오는영미라는처녀의사랑이야기를보면서

눈물이줄줄흐르기도하였으니

난…아직도나이를어디로먹었는지모르겠습니다.

소파에편안히누워서읽다가만

<연을쫓는아이>를계속해서읽기도하였습니다.

밤이깊도록누구의방해도받지않으면서

책속에파묻힐수있다는것…도나만의행복입니다.

그런데나를가만히들여다보면

무엇하나딱부러지게제대로할줄아는것이없기도합니다.

게다가나는가진것이아무것도없는사람입니다.

그러나이렇게빈손밖에없는사람의가슴이

더진솔할수있는것은

그가슴이따뜻하기때문일것입니다.

이렇게…나는아주사소하게,

그러나행복한마음으로연휴를자잘한일상으로지냈습니다.

이평범한하루하루속에서다시금깨달아지는것은

사랑하는아이들이그들의생활을잘지내고있어서고맙고

옆에서나를지켜주는친구들이있어서행복하고

이한몸편안히머리눌곳이있어서감사하다는것입니다.

아마낼부터출근하면많이바쁠것입니다.

그럼난또열심히컴화면을보면서일에빠져들것입니다.

이렇게나는,

이곳사막의한귀퉁이에서살아가고있습니다.

이지상에서우리가가진것이

빈손밖에없다할지라도

우리가서로바라보는동안은

나무엇하나

부러운것이없습니다.

그대손등위에처음으로

떨리는내손을포개어얹은날을

잊을수가없습니다.

아무도말은하지않았지만

우리는서로에게

많은것을주었습니다.

스스럼없이준다는것

그것은

빼앗는것보다

괴롭고힘든일입니다.

이지상에서한사람에게

모든것을바친다는것

그것은

세상전체를소유하는것보다

부끄럽고어려운일입니다.

그대여

가진것이없기때문에

남에게줄것이없어

마음아파하는사람을사랑합니다.

그는이미많은것을

누구에게준

넉넉한사람이기때문입니다.

가진것이빈손밖에없을지라도/안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