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을 날들을 위하여

오늘이른아침에뒤뜰에서피어나고있는작은꽃송이를하나발견하였습니다.

복숭아나무에핀꽃이니까분명히분홍의복숭아꽃이겠지요?

이꽃을바라보면서아….하고깊은감동에휩싸였습니다.

네가꽃을피우다니…한여름내내잎이말라타들어가서내마음을아프게하였던네가…^^

지금보이는이쁜초록의잎들은새로나온잎들이라서말간녹색을하고있지만,

기존의잎들은말라비틀어져있는것들이대부분입니다.

이런현상을친구들에게이야기하였더니

친구들은처음땅에심어서뿌리가자리매김을하는몸살을하기때문에그러니걱정말라고하였지만,

보통4월이나10월에나무를심는다는사막지역의일반적인상식을알지못하고

여름이시작되는길목에녹색이그립다는이유하나만으로대나무와복숭아나무를심었던

나자신의무지에한동안많이속상해하기도했었는데,

저렇게꽃을피어내고,

어느새파릇파릇돋아난새잎들이쑥쑥자라는것을보니

그저생명에대한감동이가슴속깊이크게일렁입니다.

뜨거운햇살에말라버린아픈잎들사이로뾰족이솟아난새잎들…

저잎들이다떨어지고새잎이돋아나는내년봄부터는

나무의모든잎들은더욱풍성히돋아나서

저렇게새로나온잎들처럼이쁜녹색으로있을것입니다.

그러고보니내마음은끝없이기쁘기만합니다.

죽지않고한더위를견디어낸복숭아나무한그루에이렇게마음이흡족할수가없습니다.

복숭아나무옆으로서있는그레이프프릇나무에매달린열매의크기도많이자랐습니다.

노오랗게익어갈저열매….^^

이아이도내속을무던히태웠더랬지요.

뜨거운햇살에타들어가던저나무잎들처럼내속도타들어갔었거든요.

하지만다음해부터는이쁜녹색의잎들로가득할저나무…^^

지난주토요일에홈디포에가서삽과여러가지필요한것들을사다가일을저질렀습니다.

혼자서도잘놀고(?)있는느티나무입니다.ㅎㅎ

뒤뜰에조그마한텃밭을만들기시작한것이지요.

딱딱한땅을삽을팍팍발로밀어부치며파서어느정도깊숙이판다음에

홈디포에서사온거름흙과반반의비율로해서만든두개의조그마한밭입니다.

친구가말하기를앉아서손을뻗칠정도의길이로만들라고해서그대로하였습니다.

물은매일아침마다45분씩물을주는장치가이미자동으로만들어져있기에

연결선만제가만들었는데,삽으로땅을파는것이며이런모든것들을처음해보는일들이라서

서툴기도하였지만구슬같은땀방울이연신흘러내리는가운데그래도용케끝마칠수있었습니다.

그리고그일요일저녁에성당의친구가건네준씨를받아들고부지런히집으로돌아와서

한밭에는상추와쑥갓,그리고다른밭에는아욱과근대씨를뿌렸습니다.

채소씨역시처음으로제손으로뿌렸는데기분이묘했습니다.

그리고한쪽곁으로아직만들지않았지만하나의밭을더만들어서쪽파와부추를심을려고합니다.

아침마다자동적으로물이45분씩나오기는하지만

그래도더운날씨라집에퇴근하고오자마자뒤뜰로달려가호스로물을더줍니다.

일부러고랑을만들어서그고랑에물이고이게하였습니다.

가운데로씨를뿌렸으니까고인물이저절로땅속으로스며들게하라고가르켜주었거든요.

물론씨를뿌린곳도살랑살랑물맛을보여주었지요.

그랬더니…

저렇게싹이딱하나나왔습니다.저싹은쑥갓입니다.

역시오늘아침에발견한것인데씨를뿌린지꼭6일만에싹이나왔습니다.

이렇게나오기시작하면금방다른잎들도쏘옥~~나온다고하네요.

역시그옆의다른텃밭에서도싹이딱하나나왔는데이것은아욱싹입니다.

마치소꼽놀이하는기분이예요.

그리고그냥마음이달큰하기만해요.

내년봄에는집양옆으로저렇게동그랗게서너개만들어호박과참외를심을려고해요.

땅도넓지않으면서꿈도야무지지요?

그리고야채가게에가면싱싱한채소가즐비하게진열되어있는데왜생고생하냐구요?

하지만그대는이런소박한기쁨과만족의생을알지않으시나요?

땀흘리며수고하는생의아름다움에잠시라도머물고싶어요.

그리고,

이렇게라도해서살아있음을만끽하고싶거든요.

아직도많이남아있을나만의새로운날들….

살아있을날들에무언가열심히하면서살고싶거든요.

나는내삶을사랑하고있고,

또나는이렇게살아있으니까요.

가을로접어들면서그동안많이바뻣습니다.

회사일도바뻣고,또제부서에올해대학을졸업한젊은친구가새로들어왔는데

그친구에게일을가르켜주면서머리에쥐가나는줄알았어요.

전,영어권이아니라익숙하지못한영어로미국아이에게일을가르켜주는것이장난이아니었거든요.-_-;;;

그래도젊은머스마가제말을다이해하고받아들이면서일을배워가니기특하더군요.

그동안제가바쁘다보니이웃님들을자주찾아뵙지못했어요.

앞으로는자주뵐수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