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난일요일에나는또뒤뜰에서혼자놀았다.
스쳐가는바람에대나무로부터서걱거리는소리를듣고싶다는이유만으로
올여름초입에뒤뜰에심은5그루의어린대나무중에서2그루가결국살아내지를못하였다.
죽은대나무를파내어보았더니그래도뿌리는단단한듯싶어기존의대나무옆자리에
혹시나…싶은마음으로옮겨심고그자리에밭을만들었다.
그리고잎에서향이그윽하니뿜어져나와그주위가향기롭다는레몬나무를한그루사다가심었다.
이제는삽질을웬만큼할줄안다.
죽은대나무를뽑아내고새로만든조그만텃밭한쪽으로대파뿌리를심고,
그날성당에서친구가전해준하루나,시금치,배추,열무씨앗을뿌려주었다.
친구로부터씨앗을받아들고는부자가된듯한터질듯한기쁨으로
성당에서집으로돌아올때만난석양.
집으로돌아오니사방이어둠에잠겨
아들이전등을옆에서비추어주고나는파놓은골에씨앗을정성스레뿌렸었지.
이제열흘이지났는데대파에서는새파란잎들이솟아나고,
골골이연녹색떡잎들이촘촘히머리를들이내고있는중이다.
팔장을끼고저디딤돌을한발자욱씩디디며천천히걸어다녔다.
차갑게흐르는달빛…
아름다울정도로처절한고요…
그길지않은시간속에서나는온몸의숨을내려놓는다.
들숨과날숨…
뒤뜰에흐르는정적과고요는완전히내것이다.
그들과나는하나가되었다.
아름다운시간들….
새싹이나에게말을걸어오는것같고,
대나무가,레몬나무가,복숭아나무가,그레이프프릇나무가나에게손짓한다.
내화초같은텃밭의상추가,쑥갓이,아욱이,근대가,쪽파잎들이,부추의긴잎들이…^^
그들의말은달빛에의하여나에게정확히전달되어온다.
우리는당신을사랑해요….사랑해…사랑…
이른새벽,
차갑게,그러나눈이부실정도로환하게빛나던달빛에이끌려달빛과놀던오늘아침에
나는깊고낮게,
그렇게오래서있었음에행복하다.
그리고지금이글을쓰면서나는생각한다.
또다시길을떠나고싶다고….^^
그럴수있다면참좋겠다고…….^^
나는볼수없는것들을길에서발견하고자했다.아니길에서쓰고자했다.
그길에서나는옥수수대궁을스치는바람을받아적었고,벼랑에걸린초승달을보았다.
하지만훌쩍떠난다고해서여행이모든것을가져다주지는않는다.
때때로아무런소득도없이몸만고되고,정신이아픈것.
이외롭고낯선세상에던져졌다는느낌.
그럼에도삶은가는것이고,
가고자한다면세상은가는자의몫이다.
누군가“그길에서당신은무엇을얻었는가?”라고묻는다면,
아직나는분명하게대답할수가없다.
아직나는가야만하는길위에있기때문이다.
길위의시인이라불리우는이용한님의글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