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싶은 이야기…

배추를절여놓고,열무와봄동도절여놓고

양념을준비하기전에커피를한잔만들어소파에편안히앉았습니다.

지금거실에는내가좋아하는피아노소품곡이잔잔히흐르고있습니다.

평화로운토요일오후…

맞은편의패리오유리창밖으로는맑은코발트빛하늘이가슴이시리도록차갑게보이고,

담벼락한켠에열무와상추들이일주일동안에한뼘만큼자란것이보입니다.

소파에깊숙이파묻혀차를마시다가문득,

이런분위기에글이쓰고싶어졌습니다.

방으로들어가랩탑을들고나와식탁의자에앉아서머그잔을빙글빙글돌려보며잠시생각에잠깁니다.

그러다가자판을두드리기시작합니다.

쓰고싶은이야기가떠올랐거든요.

이제일주일만있으면아이들이이곳을찾아오기때문에

며칠전부터슬슬아이들이좋아하는음식들을준비하면서마음이들뜨기도하였습니다.

아이들이좋아하는짠지는이미만들어놓았습니다.

매운할로피노고추와코요테와마늘,양파,파셀리를적당한크기로잘라서

간장과설탕과식초를잘배합하여팔팔끓여놓은소스에일주일정도담궈놓은다음에먹는것입니다.

오랜기간미국에서살면서도가장한국적으로살아오고있는저는,

아무리바빠도배추를한박스씩사서직접집에서담궈먹어왔기에

아이들은자라면서내김치맛에길들여왔습니다.

그래서하다못해밑반찬도한국가게에서사지않고직접집에서만들어둡니다.

그래서그런지아이들도모두한국음식을잘먹어주어서제가편리합니다.

며칠전에에니카에게서전화가왔었는데,자기는벌써산타할아버지에게편지를보냈다는것입니다.

이번크리스마스때에는시카고에있지않고애리조나에있을것인데

자기에게줄선물을꼭잊지말고애리조나로보내달라고썼다는군요.

그러면서저보고무슨선물을받고싶냐고물어보더군요.

음…그랜마가갖고싶은것은NintendoWii야…했더니,글쎄에니카가카르르~~웃더군요.

어떻게그랜마가그게임을할수있느냐구요.

자기도그것이갖고싶어서산타할아버지한테특별히말했다고하면서요.

그러게말야.에니카야.

너하고나하고50여년의세월의강이흐르고있는데말야.

어떻게내가그것을할수있느냐고?

왜,못할것같아?

나도가끔은게임기틀어놓고야구도하고,테니스도치고,신나게춤도추고싶단말야.

흠…너는어른도나이가들어가면너처럼도로어린아이가되어간다는것을아직은모를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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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퇴근후에한국가게에가서싱싱한야채와배추등이것저것산다음에

회사에서주관하는크리스마스파티에갔습니다.

해마다이맘때쯤에는한해를잘보낸것에대한감사함과더불어회사측에서베풀어주는조그만잔치인데

올해는모두다경기가좋지않기때문에파티를취소할려고보니까일년전에예약하였던예약금을

하나도돌려받을수없다고하기에,어쩔수없이하게된파티였습니다.

그래도약60%의직원이참석하였지요.

부부동반한사람들과파트너를데리고참석한사람들이대부분이여서모두200여명이모였습니다.

내보스중에한명이일회용으로제파트너를구해주겠다고동분서주하기도했었는데…^^

암튼모두들즐겁게식사를한다음에간단한여흥시간과댄스시간도갖었습니다.

남자들은남자들대로,여자는여자들대로베스트드레서를뽑는시간이있었습니다.

누가추천하는것도아니고본인들이직접나가서경쟁에참가하였는데,

여자들은약20여명이일일이개성있게자기소개를하는바람에모두들배꼽을잡고웃었습니다.

끝까지남은3명의결승진출자중에서한명을뽑아우승자에게는$50.00짜리상품권을주었지요.

한해를마무리하는크리스마스파티도끝냈고,

이제점점한해가기울어가고있는싯점입니다.

이런시간이면괜시레지나간일들이겹쳐떠올려지기도하고,

또다가올새해에는실수하지않고,후회하지도않을시간들을갖어보자는다짐을하기도합니다.

내계획대로,내마음대로살아지지않겠지만요.

이번에아이들이오면우리는또얼마나많은시간동안머리를맞대고

우리들이보냈던지난시간들과또앞으로올시간들에대해서이야기를할까요?

아직도내가슴속에사랑할수있다는뜨거움이타올라목이멥니다.

내가언제까지이아이들을온전히볼수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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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싶은이야기가참많이있는데….^^

이제배추가소금에알맞게절여졌나확인해야할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