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크리스마스때에이곳으로휴가를온아이들하고3박4일동안샌디에이고에갔었드랬지요.
샌디에이고의SeaWorld와Zoo를돌아다니면서
에니카의재롱과오랫만에만난딸들과하하웃으면서즐거운시간을가졌지만,
또지난주에친구들하고라스베가스에가서휘젓고다니면서도,걍내마음한쪽은허전하였습니다.
이게아닌것만같았거든요.
그저눈이쌓여진산에서하이킹을하거나,아니면확터져서끝없이펼쳐진광야를
혼자서막걸어다녀야제마음이후련할것만같았지요.
그동안혼자돌아다녔더니역시제체질은홀로여행이딱인것같습니다.
그래서…이번주말에그랜드캐년에가서하이킹을하고오자…하고맘을먹었는데,
요것이제마음을잡고서놓지를않더란말입니다.
뒤뜰에쌓아놓은약재입니다.
한약을다려짠다음에남은약밥인데한의원하는친구에게부탁하여서얻어다놓은것입니다.
밭의비료로사용하기에아주좋다고하였거든요.
이것을밭에다묻어놓으면썩어서흙에영양분을주는귀한것입니다.
그래서오늘과내일은밭일을하고(ㅎㅎ..누가보면아주큰밭인줄알겠어요.)
하이킹은다음주에나가야할것같습니다.
맨위에서부터아욱,배추,열무,하루나,시금치,상추,쑥갓입니다.
그늘지는시간이많아서잘자라지를못했지요.
햇볕이식물에게얼마나귀한것인지다시한번깨달았구요.
원래2줄이었던파,그동안부지런히빼먹었네요.웬일로다지고삭아진밭에국화가피었을까…
오늘아침에저끝에있는아욱밭을파헤쳐서밭을뒤엎어약재를흙속에묻어두었습니다.
아욱을냉장고에잘넣어두었는데,
내일쯤된장을넣어서아욱국을끓일려고합니다.(입안에군침이…^^)
지난주에는하루나와열무와배추를솎아서김치를담그었는데작은김치병으로가득나왔습니다.
그래서잘익은다음에몽땅회사로가져갔습니다.
나하고같이점심을먹는멤버는8명인데누구는고추장,누구는참기름,깨소금,누구는계란후라이,
누구는밥,누구는과일(꼭디저트로먹어주어야합니다.ㅎㅎ)…이렇게각자활당을한다음에
점심때비벼먹었는데,우와….얼마나야채가야들야들연해서맛있던지….
모두다비빔밥을두접시씩먹으면서’우리왕언니밭이최고야’…하더군요.ㅎㅎ
이렇게변해버린내작은텃밭.
고것도일이라고삽집을하였더니허리가아파지더군요.
따뜻한현미녹차를한잔만들어마시면서
천천히뒤뜰을왔다갔다하며밭을바라보다가문득이런생각이들었습니다.
이제막시작하는올한해가마치저렇게아무것도없는빈밭같았어요.
아직아무것도그려지지않은하얀도화지같은내시간들로꽉찬올한해.
그도화지에좀더정성들여서그림을그리고싶다는생각말예요.
돌아오는봄에저밭에씨를뿌리면새로운식물들이자랄것인데,
내게주어진한해의시간도내가씨를뿌리거나심어서잘가꾸어
정말귀한시간들로,
아름다운시간들로채우고싶단욕망도생겼어요.
무성하던초록의잎을다벗어버리고나목이되어서있는저복숭아나무도
봄이되면새잎이새록새록돋아나고,
연분홍복사꽃을피우겠지요.
그렇게나도되고싶어지더란말입니다.
잡아놓을수없는것이시간의흐름이겠지만,
그흐름속에서나를좀더가꾸면서,
하늘로돌아갈때가언제일련지는모르지만,
더욱더모든것들에정성과겸손을더하면서살고싶어지더란말입니다.
새파랗기만해서영익을것같지않던그레이프프릇의열매가저렇게노오랗게익은것처럼
때가되면머리숙일줄아는지혜로운사람이되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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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내일아침에는나머지야채들을다뽑아내고밭의흙을뒤엎고
약재를땅밑에재워둘것입니다.
더나은날들을위하여
나를버리고새롭게태어나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