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으로부터의 허기

나에게맡겨주신하루를마감하는늦은밤,

모든것에감사하는마음으로편안하게잠자리에누워펼쳐보게되는시집하나,

오래전에친구가건네준,

김상용도미니꼬예수회수사님의영성시를모은묵상시집이다.

이시를읽다가저려오는가슴을손바닥으로가만가만눌러본다.

사랑하는사람의죽음앞에절망으로가득차서있던마리아의깊은아픔이,

그대로내가슴으로전이되어왔나보다.

가득차오르는갈증으로찬물을마시러거실로나오니,

서늘하고마알간달빛이가득하다.

그달빛을손안에잡아보려는듯패리오문을열고차가운밤한가운데서니,

높은밤하늘에부유하듯떠있는

속이찬맑은달이휘영청,나를빼꼼이내려다보는듯하다.

아….아름다운세상의피조물들이여!

너의그밝은빛으로

내안의모든더러움을깨끗이씻어다오.

그래서제자들은집으로돌아갔다.

하지만마리아는무덤가까이밖에서서울고있었다.

그녀의허기는

절대로채워지지않을것이다.

그래서운다.

죽은자의절망끝에가서서

돌아서지않는이가어디있으랴.

하지만여기한여인이있다.

절망끝에서

절대로돌아서지않고지독히도그것과마주선이

무엇으로미련이남아거기그냥서있어야했나

채워지지않는영혼의허기는그대로거기남아

하느님을고프게했다.

절대로이렇게끝나서는아니되시는분

그러나그렇게끝나고말았다.

이참혹한현실은

한여인을완전한절망의끝까지치밀었지만

그녀의방어는오직이것뿐

더끝까지가보는것

여기가끝이라면끝에서서떨어져보는것

제자들은빈무덤을보고서도제자리로돌아갔지만

여인은돌아갈데가없었다.

그녀의허기를채워줄이는오직한분뿐.

그녀는돌아갈수가없었다.

생명의빵으로오시는분

그분을알아본새벽녘

마리아는

그래서또운다.

하느님으로부터의허기/김상용도미니꼬

Mozart의"Aveverumcorpus"K.618
진실하신그리스도의성체


ArnoldSchoenbergChoir
아놀드쉔베르그합창단

ConcentusMusicusWien
NikolausHarnoncourt,c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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