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음, 그 눈부심이여!

어제오후부터그토록나를짓눌렀던,바늘로콕콕찌르듯이통증이심하였던,

머리의아픔이지금많이가라앉았습니다.

이렇게머리가아프기시작하면모든것을토하기도합니다.

어제사무실에서일하다가메슥하니올라오면화장실까지달려가서

변기를붙들고주저앉아몇번씩토하기도하였습니다.

신경성편두통….골치거리입니다.

그리고토하느라나온눈물,콧물을물로깨끗이닦아내며

몇달에한번씩뜬금없이찾아오는이편두통이,

지금이것이,내가겪을고통중의하나임에도감사한마음이들었습니다.

퇴근하며간신히운전하고집에돌아와그냥침대위에뻗어서밤새도록앓고

결국오늘은출근을하지못하고계속누어있다가

이제겨우머리의아픔이가라앉아따뜻한물로샤워를하고나와얼음냉수를마시며

패리오를통하여비치는밖의찬란한햇살을바라보다가

이렇게….글을씁니다.

살아있음은참으로감사한것입니다.

이말을나누고싶어서….^^

어제아침출근할때길이많이막혀서듣고있던음악을끄고라디오를틀었습니다.

그랬더니지금달리고있는길에서4중충돌의대형사고가났다고하는것이었습니다.

약20여분을기다리다가그옆을지나치면서이리저리튕겨있는사고차량을보면서

부상을당했을사람들을상상해보며가슴이철렁하기도했었습니다.

또며칠전에는포트랜드에서사는사람이이곳에있는딸네집을방문하엿습니다.

2년전에폐암수술을받고최근에건강이더욱좋지않아죽기전에딸을보고싶어서왔다는이분은

결국포트랜드의자기집으로돌아가지못하고나흘전에이곳에서눈을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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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음은눈부시고빛이나기때문에

매일의내삶에서,내생활에서잘껴안아주어야할것입니다.

어제밤부터오늘새벽까지

머리는날카롭게찌를듯이아프지만반면에정신은말짱하니

누워서요즘내곁에서일어난이런저런생각을하면서

정말살아있음은감사하고이시간,현재를잘살아야겠다는마음이들었습니다.

지금내곁에는같이웃고우는사람들이있고,

햇살과바람과소리가있고,

이모든것에서사랑을느낄수있으니얼마나감사한지요…

시한부삶을선고받고서도생의마지막을환하게웃으며갔던

일본인의사가즈키오의일기책중에나온글입니다.

왜모두기뻐하지않을까,당연하다는사실들

아버지가계시고어머니가계시다

손이둘이고다리가둘

가고싶은곳을자기발로가고,손을뻗어무엇이든잡을수있다

소리가들린다,목소리가나온다

그보다더한행복이어디있을까

그러나아무도당연한사실들을기뻐하지않아

‘당연한걸’하며웃어버린다.

세끼를먹는다

밤이되면편히잠들수있고그래서아침이오고

바람을실컷들이마실수있고

웃다가울다가고함치다가뛰어다니다가

그렇게할수있는모두가당연한일

그렇게멋진걸아무도기뻐할줄모른다

고마움을아는이는그것을잃어버린사람들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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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앓고일어나읽어보는데

고마움을아는이는그것을잃어버린사람들뿐…라는대목에서가슴이싸아해집니다.

문득,

맑은공기를마시고싶어현관앞으로나갔더니,

심은지몇달되지않은부겐봐니아가활짝피어나에게미소를지었습니다.

앞뜰의아기석류나무에피어있는석류꽃도나를반겨주고,

뒤뜰의복숭아나무에도어느사이에꽃이지고열매가달리기시작하였습니다.

텃밭의상추와쑥갓도자기들의생명을뽐내듯이싱싱하고….^^

집을한바퀴돌면서싱그러운바람을맞으니한결머리속이개운해집니다.

이들의생명속에서나는다시한번마음을다집니다.

지금내게마음에드는한가지를선택하라면’사랑’을선택하겠다고….

절박한내삶조차도사랑할수있다면,

상처의깊은골마저도사랑할수있다면,

떠올리면노여운그사건과그사람을사랑할수있다면,

그래서마침내매일의삶을사랑하고,

매일의끝에오는죽음도사랑할수있다면,

어떤상황에서도절실히사랑했기에만족하고

그래서훌훌벗어버리고미련없이쉽게떠날수있는마음이었음좋겠다는

가즈키오의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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