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중의 꽃, 호박꽃을 바라보며

오늘이른아침,동이트지도않은시간에앞뜰을돌아보다가

아기석류나무밑에서생각하지도않았던아주예쁜꽃을보았습니다.

줄기도제대로뻗어내지도않았으면서오늘처음피어낸꽃이기도합니다.

아….

하루중해가뜨기도전에가장예쁜모습으로아름다운자기의속내를드러내고있는호박꽃!

마치수줍은새색시의미소처럼환하고,

수수하면서도해바라기보다더진한색을보여주는아름다운꽃입니다.

저렇듯단정하고청조한모습의꽃을,

요즈음연일화씨100도(섭씨로는약42도)가되는사막의날씨속에서피어냈습니다.

쩔쩔끓는삼복염천

성남변두리척박한땅에

뿌리를박듯좌판을벌여놓고

아무튼열심히사는

내고향점례를보았습니다.

남이야뭐라거나말거나

전혀개의치않고

질펀한맨땅에퍼질러앉아

호호호호샛노란웃음도파는

억척스런점례를보았습니다

더러는상스러운이웃과함께

객적은농담도좀주고받으며

아둥바둥온몸으로기어가

아픈삶을움켜쥐는덩굴손

내고향점례를보았습니다

헤어진지스물여섯해만에.

호박꽃/임영조

사진을올려놓고,호박꽃에관한詩를찾다가우연히찾게된詩이지만,

호박꽃을고향친구이름처럼포근한느낌을주는점례라고비유한것이며,

아둥바둥온몸으로기어가아픈삶을움켜쥐는덩굴손….라는詩語가

빠른속도로내온몸을훓어내려가커다란감동에젖어들게하였습니다.

어쩌면이시인은이렇게표현을잘하였는지요.

아…그러고보니까나는헤어진지45여년이넘어서야비로소만나게되었네요….^^

그런데우연히마주친이시가주는느낌이

내마음속을휘저어놓아버렸습니다.

그리고나는스스로다짐합니다.

질펀한맨땅에퍼질러앉아

호호호호샛노란웃음을파는

억척스런점례처럼,

나도그렇게억척스레내앞의생을휘어잡아야겠다고말입니다.

인생에서필요한것은승리하는것이아니라

후회없이싸우는것임을알기때문에

나는다시한번다짐합니다.

척박한이사막의땅위에서두발로견고히서서나아가리라고…..^^

내진이다하도록열심히싸우겠노라고….^^

그리고나중에내아이들에게말할수있을것입니다.

나는늘내앞에놓여진것에진실하였었다고.

석류나무가심겨져있는거름준땅한켠을내주어호박씨를움트게하고,

때가되어파아란떡잎이솟아나게하였던석류나무.

작년6월에5갤론짜리작은나무를심었었는데부쩍자라나올해에는아주많은석류꽃을피우고,

저렇게꽃이지면서석류가여물어지나봅니다.

고맙다~~~석류나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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