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 Canyon –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일년에최소한6백만여명이상의관광객들이둘러보고간다는GrandCanyon.

그들은보통GrandCanyonNorthRim이나SouthRim의정상에서단몇시간동안

끝없이파노라마로펼쳐져있는웅장하고숨막히도록거대한자연앞에서

감탄만하고돌아갈수밖에없습니다.

작정을하고하이킹을할려고준비를하고오지않은이상말입니다.

저역시7년전처음으로GrandCanyon을보았을때,

눈이소복이쌓여있던겨울의SouthRim에서

그들처럼그저벌린입을다물지못하고있다가나도모르게장탄식을하였습니다.

‘아…이런곳에서일주일동안캠핑을하면서캐년구석구석을돌아볼수만있다면….

이렇게겉만볼게아니라GrandCanyon의깊은곳까지찾아보고둘러볼수만있다면…’

그때는제가시카고에살고있었을때였으니까그저그런꿈을갖고있으려니했었지요.

하지만그꿈은생각지도않았던일로우연찮게이루어지게되었습니다.

시카고에서직장일로이곳애리조나주로이주하게될줄이야….

2006년10월초,이곳으로내려와서6개월정도는바쁜회사일로매일오버타임을하여야했기때문에

어느정도이곳에정돈이된뒤부터본격적인여행과하이킹을시작하였습니다.

2007년5월에BrightAngelTrail을타고PlateauPoint까지다녀왔고,

2008년7월에NorthRim에서시작하는NorthKaibabTrail을타고RibbonFalls까지걸었습니다.

물론나홀로하이킹이었지요.

이곳애리조나토박이들은그런저를무모한짓을한다는표정으로바라보더군요.ㅎㅎ

암튼,그러다보니캐년사이로흐르는ColoradoRiver를footbridge를타고건너고싶다는욕심을갖게되었는데

이것은아무리생각을해보아도저혼자서는힘들것이라는결론을내렸습니다.

그런데마침지난주에제생일이있었는데,

아들이제생일선물이라고같이가주겠다고하더군요.

아주인심쓰는척뻐기면서말이죠.ㅎㅎ

하이킹은죽어라고싫어하던녀석이라’너맘변하면안돼’하고제가다짐을두었고,

그래서이번의하이킹은아들하고맘놓고갈수있었습니다.

하이킹하면서내가보았던것들….또길을걸으면서생각하고느꼈던것들…

캐년구석구석을걸을수있었던감사함과

또같이나누고싶은마음으로열심히디카에담았기에

여러장의포슽으로나누어기록하여두렵니다.

그것은이곳을방문하는분들을위한것도될뿐아니라

점점기억의용량이줄어드는저자신을위한일이기도하겠지요.

하이킹시작지점인SouthKaibabTrailhead에서바라본전경(아침7시40분)

금요일퇴근하고집에서대강준비한뒤밤9시에출발하여

캐년입구에도착하니새벽2시가조금안되었습니다.

그런데아침7시캐년버스를타기위하여일찍서둘러서

잠은약3시간정도밖에잘수없었지요.

이래가지고어떻게하이킹을하지?하면서도시작하였습니다.

아직도얼굴에선잠이들어있는아들입니다.

보시다시피길은아주잘다듬어져있습니다.

온통캐년의특징인붉은흙.

시작이라걸음걸음이상큼합니다.

하지만내려가는길은좋지만저길을되올라온다고생각하면아찔~~~

저멀리내려다보이는O’NeillButte.

CedarRidge.

정상에서1.5마일(8시20분에도착)

내려다보이던O’NeillButte에어느새도착.

둘이서서로증명사진을찍었습니다.

음…제가메고있는베낭은8년전인터넷샤핑으로구입하였는데꽤무겁고또너무큽니다.

그래서이번하이킹을하면서결심한것은

베낭과스틱과등산화를새로구입하겠다는것입니다.

왜냐하면,

지금제오른쪽엄지발톱은완전히죽어가고있어서욱씬거리고,새끼발가락도부어올라있어

집앞뜰에서자라고있는알로에베라를잘라서붙여두고있는중이거든요.

이번의하이킹으로얻은영광의상처….걸으면서도살짝절뚝거리고있는중…^^

한참을걷다보니O’NeillButte를,

어느사이뒤로고개를들고올려다보게되었습니다.

야생화무리들이더러피어있습니다.

선인장들도꽃을피우고있었구요.

가파른길만있는것이아니라이런길도….^^

저렇게잔뜩배낭과텐트를짊어지고가던사람들이

뒤따라가는우리들의발자욱소리를듣고는

한쪽으로길을비켜주는데’Thankyou’하며얼굴을바라보니미국인할아버지두분입니다.

뜬금없이제가슴이처연해지는순간이었습니다.

노인들도저렇게무거운배낭을메고고행하듯걸어가는데

나라고못할것같은가?

흙을가까이하라.

흙에서생명의싹이움튼다.

흙을가까이하라.

나약하고관념적인도시의사막에서벗어날수있다.

흙을가까이해야

삶의뿌리를든든한대지에내릴수있다.

우리에게대지는영원한모성,

흙에서음식물을길러내고

그위에다집을짓는다.

그위를직립보행하면서살다가

마침내는그흙에누워삭아지고마는것이

우리들삶의방식이다.

흙가까이/법정스님

TipOff(정상에서4.6마일,9시20분에도착)

만일의응급상태에대비하여전화가설치되어있습니다.

푯대뒤로보이시지요?

정상으로부터약5마일정도내려와커브를도는순간에,

처음으로만나게된ColoradoRiver.

저는너무기뻐한옥타브올라간목소리로외쳤습니다.

”아들아,저기좀봐…저것을볼려고엄마가이곳에오고싶었단말이다…"

너무오버하는제가한심한듯이아들이하하…웃으며말합니다.

"엄마.저건그냥강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