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눈물겨워…텃밭에서

아침하늘이열리는것을바라볼때마다

지금도,여전히,

가슴가득히삶의환희를느낍니다.

아이들이한창자랄때엔아침일찍이일어나도하늘을바라볼여유가없었지요.

아이들깨우고,아이들도시락싸놓고,그리고나서나도출근할준비를하려면

아침하늘을언제편안히바라볼수가있나요?

퇴근하고나서는아이들이숙제를제대로했나체크하기도하고,

아니면아이들이원하는곳으로태우고다니느라정신없는나날들의연속이었고…^^

이제그런세월이다지나고,

아이들장성하고이렇게홀로지내다보니

보이는모든자연들이감사하고,언제또다시이렇게보려나…하는마음이들어서

더욱뜨거운마음으로바라보고그속에잠겨들면서짧은시간속에인생을관조하기도합니다.

아침동뜨는하늘이나,저녁노을이곱게지는하늘을바라보며,

이순간이렇게숨을쉬고있음에감사하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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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한달동안의피로가누적되었는지,

아님,이른아침부터의애리조나의강렬한햇살에녹아들었는지,

토요일인어제하루는꼬박앓았습니다.

사실앞뜰에나무와꽃나무들이그동안많이자라나서

어제아침5시가조금넘어서츄림을시작하였었는데,

갑자기기운이없어지는듯하더니어지럼증이찾아서,

하던츄림기계를내려놓고방으로들어와침대위로걍쓰러져버렸습니다.

아침6시부터는햇살이상당히뜨거워지기시작하기때문에

전날잠자리에들기전에내일아침일찍이앞뜰의나무들을정리해야지…하면서잠을잤거든요.

하긴요즈음평균화씨110도이니까요.-.-;;;

가슴은울렁거리고,양쪽발목은시큰거리고….

누워서가만히생각해보니지난한달동안제가너무무리를한것같았지요.

지난4월말경에,널싱홈에계시는어머니가

고열로인한호흡곤란으로또다시병원에입원하셨다는소식에

시카고로달려가일주일동안꼬박병원에서만어머니하고지내다왔었고,

또지난5월중순경에는아들과같이그랜드캐년하이킹을완주하였고,

그리고또다시시카고로가서한결나아진어머니께서다시널싱홈으로돌아오셔셔

나흘동안널싱홈에계신어머니와지내다왔으니까

제가정신적으로나육체적으로많이소진하기도하였을것입니다.

이곳에서는출근해서는나름그동안밀린일들을열심히해야했으니까요.-.-;;;

하긴지금제가몇살입니까?

이제곧육순을바라볼나이임에도아직도젊은이처럼이리저리날뛰고있으니….^^

그래서어제는하루종일누어편안히쉬었습니다.

소파에편안히누워tv에서보여주는야구경기를보기도하다가,

시카고에서내려오면서사온몇권의책을들쳐읽기도하면서말입니다.

그리고오늘아침일찍눈이떠져일어나니,

몸컨디션이예전의내상태로되돌아간듯거뜬하였습니다.

얼음냉수를한컵들고뒤뜰로나섰더니새벽의여명속에서아침하늘이열리고있었습니다.

해가떠오르기전에부지런히어제하다못한앞뜰의나무츄림을끝내고

뒤뜰에서서성거리는동안,어느사이에아침해가방실떠올랐습니다.

아침햇살에수줍게피어난호박꽃….뒤뜰의텃밭에서몇장찍어보았습니다.

3개의단호박씨를심었을뿐이었는데모두싹이자라나더니,

보시다시피저렇게풍성하게자라났습니다.

대나무에퍼진햇살이참고왔습니다.

그동안많이자라났지요?

결국옮겨심은2그루의대나무는죽었고,

저렇게남은3그루의대나무는죽순이잘나오며잘자라나고있습니다.

가끔바람이부는대로여린잎으로바람소리를제법내는것을볼때마다

아…풍경을하나구하여지붕처마에달아놓아야겠구나…하는생각이듭니다.

바람소리와함께들려오는풍경소리….

아하…^^사막의한가운데에서이런소리를들을수있다니…ㅎㅎ

대나무와호박사이에얕은숲처럼퍼져있는것은국화입니다.

작년가을에홈디포에서사온4개의노란국화화분을집안에놓고보았었는데

시간이지나꽃이지고다시들어가는것을혹시나싶어저곳에심어놓았는데

애초에는한뼘밖에안되었던국화들이저렇게무성하게자라났습니다.

가을에는노오란국화꽃들이만개하겠지요?

역시…살아있는모든것들은그자체로생명의불꽃입니다.

하얀자스민꽃,쑥갓,방울토마토,고추입니다.

봄부터지금까지상추와쑥갓은한번도사지않고내텃밭에서난것을따서먹었습니다.

방울토마토도,고추도….^^

저쑥갓의꽃이지고나면씨가여물어지겠지요.

그씨를잘받아서올가을에또심을려고합니다.

이곳은이모작이거든요.

참외입니다.

친구가준참외씨는종이타올에말려진것이었습니다.

친구말로는참외를먹다가달면이렇게씨를말렸다는군요.

그래서그씨를심었더니…이렇게번성하게자라났습니다.

참믿을수없는사실….하지만제가직접보고,

그씨를심어서이렇게잘자라나주었으니,

앞으로저도그방법을사용할까싶어요.ㅎㅎ

이렇게조그만참외…하지만곧점점자라나노오랗게익어가겠지요?

과일과채소열매가매일조금씩커가는것을,

바라보는기쁨과만족감은상당하답니다.

가지,단호박,복숭아,석류,레몬입니다.

호박잎을찜통에살짝쪄서강된장을만들어싸먹는맛은꿀맛입니다.

거의40여년만에처음으로맛보게된호박잎쌈.

어렸을때먹어보았던맛은하도오래되어느끼지못하였지만,

요즈음먹는호박잎쌈은정말특이한맛을줍니다.

이모든것들을바라볼때마다,감동이됩니다.

친구들은저를보면서말합니다.

이곳에서농사지은지일년밖에안되었는데,

저렇게잘키우는것을보니농사에소질이많은친구라고…말예요.

가만히돌이켜보면제가농사에소질이있는것이아니라

이모든것들을사랑하는마음으로정성을다하여돌봐주고있기때문에

이렇게뜨거운사막의기후에서도잘자라주고있지않나싶습니다.

살아있는모든것은다소중하고,

그들을바라보는내마음은행복하니까요.

둘러보고사진을찍으며내친구가되기도하고,

내아이들이기도한텃밭의식구들과이야기하는사이에

두어마리의새들이놀러와

맑은목소리로노래를불러주고있었습니다.

나는복숭아나무사이로아침노을이걷힌,파랗고맑은하늘을올려다봅니다.

파란하늘처럼내마음도말갛게퍼집니다.

이제이글을올린다음에아침밥을간단히해결하고

단지안에있는수영장에서수영을하고스파를하면훨몸이가벼워질것입니다.

그리고오늘은주일,

오후에성당에나가또열심히주님을찬양하며봉사해야하겠지요?

전례부장인내직책에충실하면서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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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살아있는모든것들은

눈물겹도록귀하고

숭고스럽기까지합니다.

하다못해잡초까지라도…^^

GiovanniMarradi-Exod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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