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거야

<너도떠나보면나를알게될거야>

부제목으로쓰여진글귀는230DaysofDiaryinAmerica

서점안을돌아다니며적당한책을고르다가이책을집어든것은제목보다는부제목때문이었다.

더군다나’김동영지음’이라고되어있는데지은이조차전혀생소한이름이었지만,

서른살젊은이가홀로자동차로누빈곳은어디어디이고,

어떻게그는그렇게긴시간동안여행을하였을까…하는호기심도크게작용하였다.

지은이김동영은출근을하던방송국으로부터그만나오라는통보를받고호기롭게미국행을결심한다.

학교에서배운것보다더많은것을배우게했던미국영화와음악들,그리고무수하게많은책들…

이렇게어렸을때부터미국문화를많이접하면서성장했던그는,

언젠가는미국여행을떠나고싶다는어렴풋한소망하나를가슴에품어왔기때문에이기회에일을저지른다.

가진것은없었지만그나마있는것을다팔고,친구로부터도빌리고해서

비행기표와미국전역을들쑤시고다닐중고자동차를산다음,

이모든것들을서른살이된자신에게선물한다.

이책의첫장에서그는이렇게노래한다.

그시간은

내인생최고의영광이었고

내인생최고의순간이었으며

한편으로내인생최고의낭비이기도했다.

다시는돌아오지않을그시간은

내나이서른살

겨울과봄,그리고여름에걸쳐있었다.

이다이어리는가질수없는것,닿을수없는것에대한청춘의몸부림이며

사무치도록꿈꾸어왔던것들을죽도록따라가는서른즈음의찬란한기록이다.

그는먼저켈리포니아의친구집도착하며잠시머무르면서,

여행을하기위한중고자동차를사는등,모든준비를맞춘다.

그리고여행을떠나기전에켈리포니아의친구가그에게음악을선물로한다.

L.A의라디오프로그램중에청취자들이전화를해서노래를신청하는심야프로그램이여러개있는데

그중의하나인KCRW방송국에친구가전화를걸었고운좋게연결이되었다.

"생선이이제곧동부로떠나요.혼자서66번도로를타고말이죠.친구의행운을빌어주고싶어전화를했어요."

DJ는그말에목소리를높였다.

"와우!그친구단단히미쳤군.그런친구에게는행운을빌어주지않으면안되겠지.그래,어떤노래를신청하고싶지?"

"배들리드론보이(BadlyDrawnBoy)의[Pissingintheair]요."

"근사한노래지.아무튼생선,지금듣고있나요?"

옆에서나는신이나서소리쳤다.

"네!여기있어요."

"바로옆에있군.행운을빌어요.기회가되면애리조나사막한가운데서바람을향해오줌을누고!그리고친구들이

기다리는켈리포니아로무사히돌아오기를!그런데진짜이름이생선인가?"

난아예친구의전화기를대신받아들고그에게설명했다.

"아니요.진짜이름은김동영이예요.생선은내가만든닉네임이구요."

"그런데왜하필생선이야?"

난전화기너머에있는그에게힘주어대답했다.

"생선은절대눈을감지않잖아요.그거알아요?생선은눈까풀이없어요.사실감지못하는게아니라감을수가

없는거죠.난어떤일이있어도절대눈을감지않을거거든요."(본문page15~16)

그는이렇게길고긴홀로의여행을,어떠한일이있어도절대눈을감지않을거란각오로다지면서

켈리포니아를떠나Route66을달리면서여행을시작한다.

‘Route66’…그는처음으로그길을알게된것은신촌의습기가득한웨스턴바에서였다고술회한다.

하얀글씨로씌어진,찌그러진하얀도로표지판을보았을때의생경하였던느낌,

그리고꽤많은책과음악,그리고영화에서그도로가배경혹은주인공으로등장한다는사실도뒤늦게알게된다.

66번도로는고속도로라는개념이없었던시대에만들어진길로,아메리카대륙을동서로가로지르는

미국의척추와도같은중심도로였다.그래서수많은사람들이이도로를이용해서아메리칸드림을꿈꾸며

동에서서로,서에서동으로이동했다.

그가달렸던그Route66번을나역시얼마나달렸던가…

그오래된길을달리면서나는애리조나의사막에정이들기시작하였고,이곳에뿌리를심어갔다.

그의글을읽으면서그에게오버랩되는나자신을보았다.

그러면서점점나는그의글에빠져같이여행을한기분이었다.

그가홀로달리면서들렸었던Barstow,모하비사막,Sedona,LakeHavasu,Flagstaff

그리고NewMexico의Albuquerque…Chicago…

나는지도를보지않아도이모든것들이어디에있는지훤히다알고있는곳이었다.

나역시홀로자동차로밤낮을새며달렸던곳이기도하다.

나는아예지도를펴놓고그가새로운곳을지명할때마다찾아가며읽었다.

나의꿈중의하나가자동차로미전국을돌아다니는것이기때문이기도해서….^^

길위에서,내가얼마나무작정,어리석게떠나왔는지알게되었다.

하루하루는쉽지않았고,그냥모든걸다때려치우고집으로돌아가고싶기도했다.

하지만솔직히,그건무엇보다자존심문제였다.

그래서그랬다.

‘내가떠나올때가졌던용기만큼만여행하는거야.그러면어떻게든여행의끝에가있을테니.’

그랬더니결국내가달린거리만큼처음에는보이지않고느껴지지않던무언가가내게다가오는게느껴졌다.

그무언가는마치내가간절히만나기를기다렸던그누구의존재같기도했다.최면같았다.

내가없더라도내가떠나온그곳에선여전히찬란한햇빛이비치고,새계절이올것이며,

모두들여느때와다름없이바쁠거란걸알고있었다.

오직나만홀로떨어져나왔으니내가그곳을생각하는만큼누군가도날기억해주길바랄뿐.

하지만변한건아무것도없고,앞으로도없을것이다.

내가다시그곳으로돌아가도세상은어제와같을것이다.

단지이렇게조금,아주조금변한나자신만있을뿐.(본문page21)

띄엄띄엄느린속도로읽게될줄알았던그의원고를단숨에읽어버린어느저녁.

어느덧선선해진늦여름의전철안에서나는이런저런생각을하고있었다.

그는,자신에게얼마나좋은선물을한건지알고나있을까.

그치열했던8개월동안의여행이그의인생에있어얼마나큰선물인지알고있을까.

특히놀라웠던건,그의글에는내가먼나라에서매일싸워야했던그지독한외로움의자리보다,

그가만나온사람들과견뎌온시간에대한따뜻한시선이강하게자리잡고있다는사실이었다.

나로서는부럽기만한그만의긍정적인성향과따뜻함이있었기에가능했던게아니었던가싶다.

그도,나도시간이지나면얼굴찡그렸던일들은모두휘발되고은은한향기만퍼지게된다는걸알게되겠지.

이긴여행이인생에얼마나많은것들을깊이물들여놓게될지를알게되겠지.-조윤식.루시드폴.-

이책을읽고느낀감정을상세하게표현한글이책카버뒷장에아주자세히나와있다.

여행은여행중의길위에서만나는사람들과의인연도별미인데저자는군데군데그인연들을서술한다.

여러부류의많은사람들과의만남과또여행중에찍은사진들도보여주어서흥미가더한다.

나는이책을읽고하나더건진것이있는데’잭케루악’이라는작가이다.

저자는일찍이이사람이쓴책인[길위에서,Ontheroad]라는책을읽고미국횡단을꿈꾸었다는데

나는금시초문의사람인데다가책역시,그러하였다.

그래서지금나는이책을찾고있는중이다.

책을읽으면얻어지는것들이어디이것뿐이겠는가!

배경음악인500miles,역시저자가책의맨끝부분에서언급하였던곡이다.

좀생뚱하지만,내가가고싶은까미노데산티아고,역시500마일(800Km)아니던가?

까미노데산티아고…프랑스의생장피드포르에서시작하여스페인의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까지의거리와같다.

약33일동안황톳길,진흙길,자갈길을걸어가야만도착할수있는이길.

그리고로마사람들이세상의끝이라고믿었던,

산티아고에서다시56마일(90Km)을걸어서피니스테레까지걸을수있기를바라는마음으로배경음악으로골랐다.

여행은나자신이살아있음의발견이다.

그래서나는간다.누구나간다.

배낭을메고…홀로…그침묵의깊은계곡으로들어가면서나자신을재발견하기때문에…^^

서른살의젊은청춘인작가김동영,

그역시230일동안의긴여행에서많은것을찾았음을책의마지막페이지를덮으면서믿어의심치않았다.

500milesbyPeter,Paul&Ma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