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 -봄-

"우리가바라는것은온전히마음에달려있어요.

난행복이란마음에달렸다고생각해요."

나는늘버몬트(프랑스어에서유래한말로푸른산이라는뜻)주에살고싶었고

내방식대로살기에여기야말로안성맞춤인곳이었다.

여기서맨처음한일은천개도넘는수선화구근을심는거였다.

겨울에통행이불가능해서배낭에구근을담아서옮겼다.

철쭉은손수래에싣고서30센티미터도넘게쌓인눈밭을헤치고다니며옮겨왔다.

곧잘벽돌을갖고놀았던큰아들세스가이집과헛간을손수지은일을떠올려보면얼마나멋진지!

작은아들탐이지붕널을올려준일을제외하면,세스혼자서이집을다지었다.

세스는초서의<방앗간주인의이야기>를외워서암송하곤했는데,

그아이가집을지으면서초서의한대목을읇조리는소리를듣는건얼마나멋진일이었는지.

세스는워낙음성이좋은데다한구절도빼먹지않고암송했다.참으로맛깔스러웠다.(page20)

아홉살때부모님이이혼하자,나는집안친구인그웬아줌마와마이클아저씨가그딸과사는집으로보내졌다.

코네티컷주의레딩에사는그들은관습에얽매이지않는독특한가족이었다.

내어머니는굉장히독립심이강한여성이어서뉴욕에서화가로살고자했고,

어린나를데리고그렇게못산다고생각했다.

스코틀랜드인유모손에자라던보스턴내기인내가갑자기자유로운집안에던져진꼴이었다.

레딩에서우리는밀이삭과토마토와쌀을먹으며보헤미안처럼살았고,

주중에뉴욕에서일하던마이클아저씨가주말이면오렌지와사탕과고기구이를들고집으로돌아왔다.

그들은물건을소중하게여기지않았다.증조부가물려준중국산찻주전자는사방에금이갔고,

아름다운은숟가락들은설거지통에아무렇게나던져두었다.정말독특했다.

……..

그들과살면서내삶은바뀌었다.(page27)

꽃은무엇보다향기로워야한다.

내동백꽃이치자꽃의향기만지녔더라면얼마나완벽했을까.

동백꽃의꽃잎은꼭도자기로만든듯이곱지만향기가없다는것을.(page31)

왠지나는옛날방식에끌린다.전생에1830년대에살았던것같은기분이든다.

그시기,그시절의모든것이내게는정말로쉽게다가온다.

천을짜고,아마를키우고실을잣고,소젖을짜는일모두.

아인슈타인은시간이강과같아서굽이굽이흐른다고했지.

모통이에서한발자국만뒤로갈수있다면우린다른방향으로여행할수있을거야.

난그렇다고확신한다.나죽으면1830년으로돌아가리라.(page33)

헛간이나집에서일할때면종종인생을살면서저지른온갖실수들이떠오른다.

그러면얼른그런생각을뒤로밀어내고수련을떠올린다.

수련은항상불쾌한생각들을지워준다.

새끼거위들도수련처럼마음에위안을준다.

……..

새끼거위들을상자에넣어부엌난로옆에서키워본적이있는지?

기분이좋을때내는이상한휘파람소리같은지저귐이얼마나사랑스러운지모른다.

그새된지저귐은참듣기좋다.

아,정말이지평온한소리인것을.(page45~46)

난항상삽화의가장자리에나뭇가지나리본,꽃을그린다.

왜그런결정을내렸는지는나도모르겠다.가장자리를꾸미지않은적도없다.

사람들은가장자리그림속에숨어있는것들을찾아내기를즐긴다.

사람들이내그림을좋아하는것은상상이아닌현실에서나오기때문일터다.

…….

내정원을구경한사람들은탄성을내뱉는다.

"어머나,삽화에나오는꽃이바로여기있네요."(page53)

"언니,어제집에서책정리를하다가이책을발견하고언니가생각나서가져왔어요.이책언니읽었어?"

어제아침직장내후배로부터받아든책,<행복한사람,타샤튜더>

퇴근하고집에돌아와서는몇시간만에다읽은책.

마치’행복은자신이만들어가는것’이라고당당히말하는그녀가

책을읽는내내내곁에서자기의삶을조근조근속삭여주는것같았다.

자연을존중하고노동의가치를소중히여긴여인.

자신의꿈을위하여한걸음씩노력해온모습은마치이세상에서가장부지런한영혼의소유자같다.

단하루도헛되이보내지않고부지런히살았을그녀.

그녀의고요하면서도은밀한내면이온통나를사로잡았다.

그리고책을읽는동안그녀의아름다운정원이탐나서가아니라,

그녀의삶이더할나위없이아름다워서,

그삶을조금이라도맛볼수있어서난내내행복하였다.

그래…사람들은자기의삶을사랑하고행복해질권리가있는거야.

내책이었다면군데군데밑줄그을곳이많았던책,

그래서궁리끝에책을다시돌려주기전에이곳에옮겨놓기로했다.

이미지는구글에서찾아온것들이고

책의차례와같이봄,여름,가을,겨울의순서대로정리하려고한다.

TashaTudor(1915.8.28~2008.6.18.)

타샤투더는미국에서가장사랑받아온동화작가이다.

칼데콧상을수상한작가이자<비밀의화원><세라이야기>의일러스트를그린화가로,

지난70여년간100권이넘는그림책을세상에내놓았다.

백악관의크리스마스카드나엽서에도사용되는타샤의그림은미국인의마음이담겨있다는평을받아왔다.

하지만그녀는독특한라이프스타일로더유명하다.생전의그녀는동화보다더욱동화같은삶을살아왔다.

버몬트주시골에집을짓고30만평이나되는단지에아름다운정원을가꾸며살았고,

베틀에앉아손수천을짜서옷을만들고염소젖으로요구르트와치즈를만들었다.

19세기생활을좋아해서골동품옷을입고골동품가구와그릇을쓰고장작지피는스토브로음식을만든다.

우울하게지내기엔인생이너무짧다는이부지런한할머니는

마리오네트인형들을만들어어린이를위한인형극을공연하고

직접키워말린허브를끓여오후의티타임을즐긴다.

타샤에게가장큰즐거움을주는것은정원가꾸기였다.

그의정원은18세기영국식으로꾸민커티지(정원풍)가든으로일년내내꽃이지지않는’비밀의화원’이다.

-책표지에서-

Vivaldi/FourSeasons-Spring

타샤튜더의그림책은단순하고매혹적이며운이맞는글과부드러운색감의세밀하고현실감넘치는삽화가잘조화된것이특징이며19세기의전통과분위기가녹아있다.또한흔히책본문과삽화의테두리를복잡하고정교하게묘사한꽃,새,동물그림으로장식했다.원본그림책들은소장가치가높은작품으로평가되어미술관,도서관,전세계의많은개인수집가들이소장하고있다.

50대중반이후버몬트주숲속에18세기영국식전원풍정원을가꾸고,직접천을짜서옷을만들어입고,양초와비누를만들고,인형을만들어어린이를위한인형극을공연하고,숙련된솜씨로치즈와아이스크림을만드는등여유롭고한적한생활을하면서자연주의생활의상징이되었다.이시기의모습과생각을담은책으로《행복한사람,타샤튜더》《타샤의정원》《타샤튜더,나의정원》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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