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2009년 6월 30일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 -겨울-

Posted on by 느티나무

나는눈을치우지않는다.그건시간낭비다.

그냥눈속을걸어다니며길을낸다.

진짜많이내릴때를대비해서뒷문옆에눈신을눈에박아두지만,

눈신을신으면개들이뒤를쫄쫄따라다니면서눈신의뒷부분을밟아아주성가시다.

해질녘눈밭에있는우리코기들을봐야하는데,

가장예쁜시간이그때다.

5시쯤에는몸이구릿빛으로빛난다.

그러다가들어와서난로앞에소시지처럼눕는다.(page148)

물레질,뜨개질,직조를하노라면마음이푸근해진다.

자급자족하고싶고,내가쓰는물건을어떻게만드는지익히고싶다.

웹스터에서는양모도직접만드느라,

암양여섯마리와멋들어진숫양한마리를키웠다.

…….

물레질을하노라면그리도마음이편하다.

물레도는소리가위안을준다.

고양이그르렁대는소리와비슷하다.

내물레는1700년대부터집안에서쓰던것이라,

페달이많이닳아서매끄럽다.

혹시오래된나무의감촉을좋아하지않는지?

쇠처럼차지않고손에닿는느낌이부드럽다.

바퀴와베틀의북과돗바늘의촉감도좋다.

오래써서비단결로느껴질정도다.(page153)

바랄나위없이삶이만족스럽다.

개들,염소들,새들과여기사는것말고는바라는게없다.

인생을잘살아왔다는생각이들지만

사람들에게해줄이야기가없다.

철학이있다면,헨리데이빗소로의말에잘표현되어있다.

‘자신있게꿈을향해나아가고상상해온삶을살려고노력하는이라면,

일상속에서예상치못한성공을만날것이다.’

그게내신조다.

정말맞는말이다.내삶전체가바로그런것을.(page174)

봄아,그것아니?

내가이’사계’를들을때마다잠시머언곳으로훨훨날아간다는것말야….

그래…그때에는출퇴근하면서차를가지고다니지않았을때였지.

시카고다운타운의파킹료가많이비쌌기때문에나는집앞에서버스를타고기차역까지가서,

다시기차를타고시카고다운타운까지일하러다녔을때였어.

그렇게14년동안다녔었지.

퇴근하자마자부리나케달려와도주위에어두움이내려진후에야집에들어설수있었지.

나는옷도갈아입기바쁘게부엌으로들어가저녁을짓기시작하면,

너는학교에서돌아와숙제먼저끝내놓고는,

내가저녁짓는저만치에서바이올린연습을하곤했었지.

그때네가연습한곡은’Spring’이었지.

네이름과같은…^^

네가키는바이올린소리에귀기울이면서

난기쁜마음으로저녁을지으면서,

가끔씩너를대견한마음으로건너보곤했었어.

국민학교4학년,소담스런긴머리를한켠으로넘기고열심히연습하던너는,

어쩌면그렇게예쁘게보였는지…^^

그래…그즈음에멜로디가내머리속에완전히입력된곡이었어.

난’겨울’중에서2악장’Largo’를참많이좋아했었고,지금도여전히좋아.

이포슽을만들면서난’사계’의첨부터끝까지듣고,또듣곤했어.

그러면서간간히지난간세월의흔적에잠시머물곤했었지.

네가…한글을읽을줄안다면…

그러면이엄마를더많이이해하게될까?

봄아,

요즈음나는생각을깊게해보았는데말야.

타사튜더가자기의삶에서행복을발견하고그행복속에서열심히살았던것처럼,

그래서아흔이넘어서말하기를,

바랄나위없이지금의삶이만족스럽다고말한것처럼,

나도지금의내삶이행복하단다.

나도더이상바랄나위없이내삶에만족스럽다고자신있게말할수있거든.

그리고댓시간에다읽은그녀의책을,

사진작가인리처드브라운이타샤튜더와나눈이야기를정리한글들을다시한번정독하면서

내포슽에옮겨놓은것은,

가끔씩내가힘들때마다들여다볼려고그랬던것이야.

너도이제조금알수있겠지만,살다보면어쩌다마음이휘둘러질때가있거든.

그런때가찾아오면이포슽을찾아읽으면서,

어?행복하다고했으면서…하는주술로나자신을다스려줄수있기를바램으로!

그리고그책은오늘다시갖다주었거든.

책주인에게준것이아니라,

엄마랑같이일하는다른사람한테좋은책이니까읽어보라고말야.

지난일주일동안이포슽을정리하면서,

또봄,여름,가을,겨울의사진들을검색하며찾으면서,

열심히읽고,쓰고,내감정을몰입할수있는시간을갖으면서,

나,많이행복했고,그리고모든것에감사한마음이가득하단다….^^

행복이란거창한것이아니고,

자기마음에평화가잔잔히물결치고충족한마음이가득하면,

그게행복인게지.

인생의의미를묻기보다인생자체를기쁨으로여기며살아가야한다고믿었던엄마,

그믿음을당신의삶으로직접보여주신엄마가있었기에

저는언제나행복했고,지금도행복합니다.

-베서니튜더-

베서니튜더가쓴<나의엄마,타샤튜더>에있는,

타샤의손자손녀들이나무기둥을타고앉아있는흑백사진과

타샤가이장면을수채화로그려낸그림.

[흑백사진2장및일부사진은http://blog.naver.com/tashaworld/에서,

그리고지금까지의모든사진들은구글에서가져왔습니다.]


Vivaldi/FourSeanons-Wi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