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트레일이이렇게거칠었다.
이길은4륜구동짚차나자전거가같이다닐수있다.
하이킹을시작한지약1시간쯤되어서비슷한시간에만난짚차와
마운테인바이크를타는이사람들이이트레일에서내가만난유일한사람들이다.
이들은모두돌아가는길이고,
나는반대로산속으로들어가는길이다.
그런데이들의사진을찍고걸음을옮기다가,아차싶었다.
헤드랜턴과핸드폰을미처차에서꺼내배낭에챙기지못한것이생각이났던것이다.
아뿔사…어떡하나.
이길이초행길이고트레일도험한편인데만약에해가질때까지내가돌아오지못한다면?
갑자기등에식은땀이쫘악내리는듯하다.
그렇지않아도뜨거운햇살이계속내리쬐어땀이연신흐르고있는중인데.
할수없지.그냥돌아가기도그렇고…걍조심해서부지런히다녀오자.
왜이렇게태양은뜨거운겨…
그늘에잠시앉아쉬기도하고,
비슷한바위들이나타나기시작하는것을보니목적지가가까워지나?
저푯대의DevilsKitchen의화살표로가면하이커들의캠핑사이트가있다고지도에는표시되어있다.
그럼목적지까지거의왔다는이야기.
저표시판을반바퀴정도돌아가니,저멀리보이는것이CheslerPark아닐까싶다.
그런데도무지저앞까지갔다올시간이되지않는다.
게다가이미내힘도많이빠져있었다.
이른아침부터지금까지계속움직거리지않았던가!
저게눈에는바로앞인것같지만,길은원처럼둥그럼이휘어져있었고
또눈대중으로도저기까지는꽤시간이걸리는거리이다.
저바위들을넘어서는또다른멋있는풍광들이있을테지만,어쩔수가없다.
할수없이줌을최대한늘여서찍는다.
수백만년전이지층아래는소금흙이었다.
거대한샌드스톤은그소금흙으로인하여갈라지면서
조금씩조금씩움직여ColoradoRiver쪽으로움직이기시작하였고,
수천년의시간이흐르면서빗물과눈이서서히바위를깍아내려
저렇게뾰족한모양이만들어졌다고한다.
붉으면서도오렌지색에가까운색상과흰색의여러층의단층으로되어있는
이원추형의거대한무리들.
각기다른모양을하고있으면서도방파제처럼둘러서있는모습들이또한경이롭다.
저자연의위대한산물앞에왜소한인간의모습과더불어
무한한시간의세계를보는듯하다.
지는저녁햇살을받고있는바늘바위들을뒤로하고
해가지기전에돌아가야만하기때문에걸음을서둘렀다.
한참을걸어오다그래도아쉬운마음이들어뒤를돌아본다.
하느님은’룻’에게자비를베풀어주어그의가족들이소돔이멸망할때미리도피하게해준다.
그리고엄명한다.무슨일이있어도뒤를돌아보지말라고.
그러나룻의아내는그말을따르지않고뒤를돌아보다소금기둥이되어버렸다.
나는룻의아내가아니니까소금기둥이되지는않을꺼야.
과거를뒤돌아보지말라는말의깊은뜻은내가알지.
하지만지금돌아가면언제또다시이곳에올수있겠냐고…하면서뒤를돌아본내눈에비친
바늘바위들의모습들에갑자기눈이시큰해졌다.
저것을볼려고위험을무릎쓰고여기까지찾아왔는데….^^
발을부지런히움직여갈길을재촉한다.
저녁어스름의햇살은정겹다.
이제새들도울지않는다.
다만풀벌레소리만요란해지고있다.
덥다.힘이든다.
길바닥에덥썩주저앉는다.
길바닥에앉아서화끈거리는발을식히려등산화를벗는다.
축축하게젖은양말도벗어버린다.
사과를꺼내어한입베어문다.
그리고앞을쳐다보니보이는바위.
오른쪽을보니또다른형상의바위이다.
이번에는왼쪽.
이것은내뒤편에있던녀석들.
앞뒤좌우를둘러보니마치내가바위성안에있는것같다.
세상속에서빠져나와있는나.
잠시나마이순간텅비어홀로있음을즐긴다.
나는지금하나의산이다.
나는지금하나의바위이다.
나는지금한줄기의저녁햇살이다.
아…나는지금넓은바다에홀로내던져진고독한표류자아니겠는가?
시간의흐름이멈춘것같은절대고독한지금이순간.
바람소리…풀벌레소리…가끔길잃은새소리…뿐이다.
잠시눈감고
바람소리들어보렴
간절한것들은다바람이되었단다
내바람은네바람과다를지몰라
바람속에서바라보는세상이
바람처럼떨린다.
바라건대
너무헐렁한바람구두는신지마라
그바람에걸려사람들이넘어진다
두고봐라
곧은나무도
바람앞에서떤다,떨린다
바람편지/천양희
왕복6마일의ElephantHillTrail
3시30분에출발하여7시35분에파킹랏까지돌아오다.
붉은땅과함께한반나절
붉은태양을머리에이고
붉은땅덩어리위에춤을추듯내발자욱을남기고
캠핑사이트로돌아오는동안일몰을만나다.
모래를뒤집어쓴머리를감고대강샤워비슷한것을하고저녁을먹다
날벌레들이랜턴으로너무몰려와저녁먹은후읽을려던책을집어넣고
깜깜한밤하늘에무수한별들을보면서젖은머리를말리다.
별무리…그리고은하수를보다.
그리곤깊은잠에빠졌다…..^^
9월4일,여행둘쨋날,
느티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