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위에 뜬 대보름달

어제밤에는뜬금없이비가내렸어요.

이곳은아직도몬순시즌이거든요.

빗살이유리창을튕기는소리를들으면서

어쩌면내일,추석에는대보름달을볼수없으리라생각했었죠.

이곳은뭐,추석인분위기는전혀없어요.

교포들숫자도미국의대도시에비하여아주적은,

황량한사막이거든요.

조금전,그러니까오후8시쯤

가끔저녁먹고앞뜰,내가좋아하는시수나무아래에

앉아있는습관이배어있어서그저나갔어요.

아무생각없이.

그.런.데….커다란달을본것이예요.

깜깜한밤하늘에휘영청밝은보름달이오똑하니떠있었어요.

우와~소리지르며얼른집안으로되들어와디카를들고나갔죠.

먼저시수나무사이로보이는달을찍어보았어요.

너도나도

집을향한그리움으로

둥근달이되는한가위

우리가서로를바라보는눈길이

달빛처럼순하고부드럽기를

우리의삶이

욕심의어둠을걷어내
좀더환해지기를
모난마음과편견을버리고
좀더둥글어지기를
두손모아기도하려니

하늘보다내마음에

고운달이먼저뜹니다

한가위달을마음에걸어두고

당신도내내행복하세요,둥글게!

달빛기도/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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