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프닝

일주일전에하얀부추꽃이피어있는것을베었는데

부추는또다시일주일만에저만큼자라났다.

그날심었던쪽파도어느사이에쏘옥머리를내밀고있다.

자연의순리는막힘이없다.

이런것을보면서살아가는것도순리대로살아야현명한것임을느껴본다.

6개월정도해외근무를하고돌아온울보스.

그가없는동안휴가를제대로못하였던나는

마음놓고9월말에떠난다고7일동안의휴가계를냈고,

그양쪽끝에붙어있는토요일,일요일까지합쳐서

총10일동안돌아다닐곳에의대한공부를시작하였었다.

지도공부를하면서머물러야할곳을기대감과설레임으로점검한다음

호텔과호스텔,혹은내셔널팍의캠핑사이트등무려10곳에예약을다끝냈다.

꼭한달전에.

그런데이울보스,이곳으로온지일주일만에

뉴욕에있는해드쿼터로발령을받았고,지난9월초에뉴욕으로떠나고말았다.

원래우리회사는번개불에콩알볶아먹는스타일.

내가시카고에서이곳으로내려오는것을결정하는것도

꼭한달밖에여유를주지않았었으니…^^

새로내보스가오긴왔는데아직일에대한파악을제대로하지않은상태에서

내가9월말에떠날려고휴가계를이미내놓은상태라니까얼굴빛이변한다.

또다른계획은없으세요?

음…내년5월에3주동안스페인에갈계획이있어.

더더욱난처한얼굴빛이된새보스.

게다가갈수록그의한숨소리가늘고있다.

바로내옆자리에앉아있는그의한숨소리를들으면서

은근,내가꺽어져야하지않을까싶은생각이들었다.

사실단풍든나무숲을보고싶은생각에

콜로라도의단풍철이좋은시기에맞추어서날짜를결정한것이고,

뉴멕시코의알버쿠키에서해마다일년에한번씩열리는

국제열기구대회의모습을보고싶어서이시기를정한것인데.

더군다나같이가는일행이있는것도아니고.

아무래도안되겠다싶어어제금요일아침,그에게말했다.

나,휴가취소할래.

아니,왜요?

아무래도지금내가빠져나갈시기가아닌것같아.

(그가고개를숙이며)선배님,죄송합니다.그리고고마워요.내가빨리일을배우도록할께요.

매우안심한듯,기뻐하는그를보니

내가결정을잘한것같다.

오늘아침내내,숙소예약한것을취소하느라

전화도하고이메일도보내면서,숙소예약한모든것들을취소하였다.

그러고보니,이번에산타페에가면입으라고

한국에서풍기인견바지를EMS로보내주신분에게너무너무미안하다.

그바지를입고싶다니까바쁜와중에서도내게신경을써주셨는데…^^

하지만,이번기회가아니더라도그바지를입을날은앞으로도있을것이다.

일주일전에씨를뿌린열무와배추,역시쏘옥초록색얼굴을내밀었다.

열무는씨를뿌린지3일만에세상구경을나왔다.

텃밭에서이들을보면서나는생각한다.

아무래도내가생각을잘한것이라고.

떠나는것은다음에얼마든지떠날수있는것이고,

지금은회사에서의내가할일이더중요하고,

새로온보스를도와주는것이순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