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캐년-노스림에서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던 것

딸래미가에니카에게보내줄엽서를사야겠다고해서

그랜드캐년노스림안내센터옆에있는선물센터에들어가둘러본다음

GrandCanyonLodge로향하는길이다.

저녁이되니점점낮아지는기온으로찬바람이불어대는데

양길가소나무숲사이로있는쭈욱서있는캐빈중에서

램프가켜있는캐빈을보니마음이따뜻해진다.

언뜻보니꽤넓은식당에는빈자리가없을정도였다.

이사람들은미리사전에식사예약이된사람들이고,

미처식사예약을하지못한사람들은옆건물에딸려있는다른식당에서해결을해야한다.

GrandCanyonLodge의압권인거대한유리창.

이유리창은모두서쪽으로향하여있어서석양의캐년을관망하기안성맞춤이다.

또한이집은절벽위에세워졌기때문에거침없이캐년이보여진다.

GrandCanyonLodge발코니의나무의자에앉아서일몰의시간을즐기는사람들.

이곳을보니언뜻지난일이생각이떠올라딸에게말한다.

있잖니…엄마가2년전에혼자왔었는데..아마오후서너시쯤노스림에도착하였을꺼야.

그래서먼저오늘처럼ViewPoint를다돌아본다음에이곳에왔었어.

이곳에서많은사람들이저렇게의자에앉아서해가지는것을바라보는데,

대부분의사람들이무엇인가를마시는것같았어.

쥬스나맥주나와인등등을…^^

난참부러운마음으로그들을보았지.

딱히마시는것을부러워한것이아니라,

편안히앉아석양을바라보면서즐기는그자체가부러웠던거야.

왜냐면난그다음날아침일찍하이킹을할려고마음먹고있었기에

저사람들처럼맥주나…뭐..그런것을마실수가없었거든.

그날밤,아침일찍출발하기위하여NorthKaibabTrail파킹랏으로돌아오면서생각했지.

좋아…내일하이킹끝내고저녁에이곳에와서

나도내가좋아하는것마시면서석양을바라볼꺼야했었지.

그런데그럴수가없었지.

왜냐하면그날아침5시30분쯤시작한하이킹을밤10시가넘어서야끝냈거든.

지친몸으로NorthKaibabTrail파킹랏에세워둔차안에서걍쓰러져버렸지.

그러니까이틀을차안에서잤지만불편한것은전혀없었어.

다만새벽녘에많이추워서잠을설친것밖에는…^^

나도저사람들처럼편안하게여행다닐려면그럴수도있을꺼야.

하지만난최대한경비를아끼면서다닐려고노력하고있어.

내가하고싶은대로다할수는없지않겠니?

그때,이곳을떠나면서마음먹었어.

다음에다시올기회가있다면,

꼭한번나도이곳에서저사람들처럼내가좋아하는것마시면서

해가지는것을바라볼꺼야….

내이야기를가만히듣던딸래미가,

"엄마.가자…"

"어딜?"

"저기가면바가있을꺼야.그때엄마가마시고싶었던것찾으러가자…."

정말,Lodge옆으로조그만바가있었다.

바텐더가여기서,아님바깥에서?하고묻기에당근으로바깥이지…했더니

플라스틱잔에다주었다.

딸래미는로즈와인,나는롱아일랜드아이스티.

흠…딸래미가나보다더빨리계산을해버렸다.ㅎ

우리는각자한잔씩손에쥐고다시발코니쪽으로내려가바위위에걸터앉았다.

해가진다.

늘느끼는것이지만,

해는지기전에저렇게반짝강렬한빛을보여준다.

그리곤,서서히빛이없어진다.

이제껏여행지에서해가지는장면은수없이많이지켜보았다.

하지만오늘은그어느때보다감동이컸다.

사랑하는딸래미가옆에같이있어서더욱그런가?

지금이순간은모녀가아니라마치친구같다.

해가완전히기울자거대한협곡은사라지고

주위는순식간에암흑으로변한다.

거대한것이석양속으로사라져버리는그찰나!

그순간이,그정막이,그고요가아주좋았다.

어둠에잠긴그랜드캐년은그저바람소리만들린다.

칠흙같은어둠속저편에거대한협곡이있었던가?

대자연과마주한인간은

참작고,

외로운존재라는생각이드는밤.

쉬익협곡을가르는바람소리…

밤하늘에하나둘나타나기시작하는별들…

아…정말아름다운밤이구나.

나는딸래미의팔짱을끼고천천히걸어파킹랏으로향한다.

흠…롱아일랜드아이스티에데킬라가많이들어갔나?

수지야…엄마기분이좋아진다.ㅎ

Oct.9,2010

그랜드캐년노스림에서

느티나무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