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남색물빛의 Havasu Lake, AZ

LakeHavasu,AZ

깊은남색의물은차갑고맑았다.

작년가을,여행중들렸던서점을둘러보다한권의책이눈에띄였다.

어느날하루아침에다니던방송국으로부터해고통보를받고는

있는재산을다털어젊은혈기에호기있게배낭여행을떠나230일동안미국내를자동차로돌아다녔다.

그여행중에서른살을맞게된자신의생일날에,
그여행자체를자신에게선물한다는젊은이였다.

세련된글은아니었지만,젊은친구가바라본미국내의풍경이궁금하여집어든책이었다.

그가애리조나에있는LakeHavasu에갔을때는이른봄.

마침콜로라도덴버에서봄방학을맞이하여올라왔던네명의미국인대학생들과어울리게되고,

하룻밤을같이그들의텐트안에서같이잠을자면서쓴글이있었다.

싸늘한추위를몰아내자며그들이나눠준위스키를마시고침낭속으로파고들었다.

까만하늘에빛나는수만개의별들이보였다.태어나서그렇게많은별들을본건처음이었다.

왠지모르게가슴이뭉클하였다.그리고아까는듣지못했던호수의잔물결소리며작은풀벌레소리,

심지어구름이내머리위로흘러가는소리까지들렸다.그순간평화가밀물처럼내안으로흘러들어왔다.

난이내행복했다.

그동안나를수없이망설이게했던길에대한불안감이달궈진팬위의버터처럼소리없이사라졌다.

저위에서누군가가내가이곳에머무는걸이제야겨우허락하고나를받아들이는것처럼느껴졌다.

고맙고귀여운녀석들,잘자라.내일아침엔내너희들을위해그동안아끼고아껴두었던컵라면을풀리라.

사진과글은김동영의<너도떠나보면나를알게될꺼야>중에서일부발췌.

하바수시티에있는그LakeHavasu를다녀왔다.

보통여행을떠나면주섬주섬이것저것을챙겨떠나곤하였지만,

이번에는아주단순하게준비없이다녀왔다.

탱스기빙날이른아침에출발,약5시간을운전하여도착하였다.

호텔에체크인하면서탱스기빙스페셜메뉴가있는레스토랑을찾아봐달라고부탁하였다.

호텔측에서찾아준레스토랑은훌륭하였지만메뉴판을보면서,

"어..얘들아…내눈이나올려고한다…"했더니,

딸래미가"엄마,그눈내가들어가게해줄께…"해서한바탕웃었다.

이곳에있는런던브릿지가바라다보이는호숫가에위치한식당은마음에들었다.

일년중인구이동이가장많은날인데다가

흩어져살고있는온가족이함께모이는날인탱스기빙데이인만큼,

레스토랑안의손님들은거의정장을입고있었고,가족단위로보이는사람들이대부분이었다.

일류레스토랑이갖는실내의아늑하고고급스러운분위기며,

커다란통유리를통하여내려다보는깊은남색의호수가아름답게보였다.

우리는각자다른음식을시켜서로나누어먹기로하고,

아들은스테이크,딸은터키요리,나는햄요리를주문하였는데맛은모두훌륭하였다.

게다가가격을보며튀어나오려던내눈을막아줄려고딸래미가계산을하였다.ㅎㅎ

구름한점없었던하늘색이나물색이나…어찌이리가슴이철렁하도록깊은색일까!

늦은점심을먹고호숫가를한바퀴걸었다.

바람이세차게불어서날아갈듯하기도했거니와,너무추웠다.

한참을걷다보니찬바람때문인지뒷골이땡기고귀가얼얼하였다.

나,일명바람의도시에서20여년을넘게살아온사람맞아?

아들이옆에서거든다.

엄마체질이이제는이곳날씨에적응됐나봐..

호텔로돌아와모두오수를즐기고…^^

짧은낮잠에서깨어나서는

서로침대위에딩굴어가면서편한자세로티브를통해풋볼을보다가,

만화영화도보다가,

책도읽다가,

그리고어스름해질녘에다시영화를보기위해시내로나갔다.

아들이보고싶다는영화는’Faster’

같이그영화를보고호텔로돌아와아주깊은잠에빠져들었고,

그다음날아침일찍호텔을나와집으로돌아왔다.

내가지켜야할약속이있기때문에급하게다녀온1박의여행이었지만,

어쩌다가뿐하게하게되는이런가족여행도좋긴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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