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할머니
세살짜리는날이렇게부른다.
헤이…할머니
그아이와그아이의누나인에니카와그아이들의엄마인내큰딸과
이틀동안뺑뺑거리며애리조나와유타의경계선까지올라갔다가내려온것은어제밤늦은시간.
어린아이가있어계획하였던것을제대로이행할수는없었지만,
그래도적당하게돌아다니면서눈요기도하고
여행지에서도식당을잘찾아다니며맛을즐기는여행을할수있었다.
나혼자여행다닐때는대강대강먹고다니던것과는전혀다르게
그도시에서잘한다는식당을찾아스테이크와롱아일랜드아이스티까지곁들인식사도있었으니…^^
아이들의재롱에순간순간기쁨의정점이있었고,
밤에는호텔방에서모두머리를맞대고낱말맞추기게임에열중할수도있었으니
이번여행은돌아보기보다는같이시간을보낸것에더중점을둔것같았다.
오늘아침,장거리운전의피곤도느끼지못하고일찍일어났다.
회사는연초까지휴가와연휴가겹쳐있으니급할것없이편하게쉬고있다.
영화를보고싶다는아이들을데리고큰딸이시내로간사이에
나는오늘저녁모임에들고갈음식을만들고,
아이들이돌아오면줄요리를따로만들면서분주하게보내다가,
언뜻,
흐린날씨사이로빗줄기가가로세로로흩뿌려지는것을보게되었다.
일년에몇번밖에볼수없는비.
커피를내리면서비오는유리창밖을내다본다.
이번여행길에확실하게내가느낀것은이제내가너무많이늙었다는것이었는데,
이렇게빗소리에모든일손을내려놓고
커피를마시면서한동안생각에빠져들다가
컴을열고이렇게주저리주저리쓰기시작하다니…
어깨가굽고흰머리가빼꼼히보여도마음만은아직도감성에젖을수있다는것이신기하다.
이제2010년도이틀밖에남지않았다.
많이바쁠줄알았는데,다행히오늘낮시간이조금자유롭다.
이리저리돌아다니며같이놀아주던아이들이밖에나갔기때문에더욱조용한집안에서
빗소리를들으면서흩어지는그윽한커피향이참좋다.
살아온지난한해를돌아보며반성과각성의시간을이미보낸후라
마음편하게앞으로맞을새해에대한구상이여러갈래로떠오른다.
새해엔…좀더자유롭게돌아다니리라.
더많이집을떠나고,할수있다면더많이여행기를쓰고싶다.
내가살아있다는것을느끼고싶다.
내가움직일수있을동안더많이사랑을베풀며살아가고싶다.
2주동안크리스마스휴가를지낸에니카가족은이틀후에떠날것이고
그러면또다시나의평범한일상이시작될것이다.
지난일년동안아들땜에많이힘들었는데,
이제너무가슴아파하지말고,
이제너무흔들거리며넘어지지말고,
나에게남아있는진액을모아내주위에사랑을베풀며살아가자.
나보다더어려운환경속에서도밝게웃으며살아가는사람들을바라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