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그 길을 품다

오늘새벽에지인의도움으로생각지도않았던MBC특선다큐멘터리

<길,산티아고부터올레까지>라는프로그램을보게되었습니다.

지금도세계지도를들여다보면가슴이뛰는데

제가꿈에도그리던산티아고에관한것인데다가,

오랫만에한국말로풀어주는것을보니까아주좋았습니다.

이미저는언젠가는꼭이길을걸어보리라계획하고있었고,

또블로그에’산티아고가는길’이란카테고리를만들고는

그에관한글을썼었기때문에여러이웃님들도그러리라생각하고있을것입니다.

그뿐인가요?

회사의몇몇동료들,또성당의여러친구들도알고있고,

그중에는같이그길을걷자고하시는분도있습니다.

그렇게된연유는산티아고여행기를7권구입하여읽었는데,

여행기가좋아서주위의사람들에게돌리게된이유가컷었던것같습니다.

또일전에는서울에다녀오신분이

햇볕이강하고비가자주오는그곳의기후에대비하여노란우비와모자까지사다주었거든요.

게다가영국에다주문하여받아본빨간책(여행자들이모두이렇게부르더군요)도다훍어보았고,

이제배낭을비롯하여모든준비물을완비하고떠날시간만정하면되는상태인데

웬걸…몇달전부터슬금슬금두려움이일어나기시작하였습니다.

커다란열정을가슴에품고달려들때와는사뭇다른감정들이저를지배하기시작하여서

어.이거뭐야..가지말란말이야?하는생각까지들어오던참이었는데,

그런상태에서오늘새벽에<길,산티아고부터올레까지>라는프로그램을보게되었구

하도여러번읽어서훤히꿰뚫고있는’페드론언덕’을보면서는

두근거리던가슴이팔딱팔딱뛰더니닭기똥처럼굵은눈물방울이쏟아지기시작하더란말입니다.

제가<CaminodeSantiago>에관하여처음으로알게된때는

2005년가을쯤<오자히르>를읽으면서였습니다.

잘아시다시피그책은파울로코엘료가쓴책이었고,

그가저술한여러권의책곳곳에는이부분에관한글들이많이나오고있었습니다.

"산티아고길에대한당신이야기에는무언가빠져있어요."

마드리드의카사데갈리시아에서막강연을마치고자리를뜨는데한순례자가말했다.당연히빠진부분이

있을것이다.내의도는내경험중몇가지만을청중과나누려는것이었으니까.그럼에도나는그녀가빠졌다고

생각하는게무엇인지궁금해커피를한잔하자고권했다.베고냐라는이름을가진그녀가말했다.

"저는많은순례자들이산티아고의길에서건삶의여정에서건항상타인의리듬에맞추려한다는걸알게

되었어요.순례를시작하며저역시일행의보조를맞추려고노력했죠.하지만제몸이할수있는것보다

더많은걸요구하게되니곧지쳤어요.언제나팽팽하게긴장했고,그래서왼쪽발목인대가늘어났죠.

결국저는이틀도못걷고도리없이쉬게되었답니다.쉬는동안생각했어요.나자신의리듬을따라야

산티아고에이를수있겠구나.당연히제여정은다른사람들보다더오래걸렸고,많은구역을저혼자가야

했어요.그래도한가지는확실했죠.저만의리듬을존중함으로써여정을다할수있다는것.그때부터였어요.

이깨달음이제삶의모든일에적용된것은.저는이제저만의리듬을중시하며살게되었답니다."

파울로코엘료의<흐르는강물처럼>중에서(page196~197)

제가그길을걷고싶은것은아주사소한것인데,

가식의옷을벗어버리고,있는그대로의내모습을찾아보자는것입니다.

이른새벽별과은하수를보면서길을걷고또걷다가

지친몸을쉴마을이나오면그저하룻밤쉬면서그동네조그만성당에서미사참례할수있다는것,

그렇게단순하게나만의리듬으로걷고쉬고,자고…

또걷고쉬고…그렇게무념의시간속에서자아를다져보는시간을갖는다는것,

나역시나만의리듬으로그길을걷듯이내삶의여정도그렇게하고싶다는것.

얼마나멋진일이겠습니까?

새해에는꼭이계획을이룰수있도록내게아무런장애가생기지않았으면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