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재의수요일’을맞는다.
작년’주님수난성지주일’에신자들에게나누어주었던성지가지를거두어들여
오늘주일미사후커다란바구니가득되는것을가지고집으로돌아왔다.
뒤뜰에서마음의준비기도를끝내고침묵하며손을움직인다.
그릴의밑판을깨끗이닦아내고
신문지한장을올려놓은다음에
성지가지를엇비슷이쌓아올린다.
그냥성지가지만태우면잘안타니까
처음에는신문지를조금밑에대주어야한다고가르켜준수녀님의말씀대로.
보통수녀님의몫인이일을,
상주하시는수녀님이계시지않기에내가해야만하였지만,
젊은본당신부님도태우는방법을모른다시기에
어쩔수없이시카고에계신수녀님께전화로태우는방법을물어보았다.
성지가지를쌓아올린매무새를둘러본다음,
조심스레불을댕긴다.
망설이듯하다가활활타오르는성지가지.
성당교우들의집집마다일년동안두었다가가져온,
기도와바램과모든꿈들이절절이배어있을성지가지.
주님의예루살렘입성을축하하며흔들었던그시대의전례되로
우리도행하고각자에게나누어주었던성지가지.
삽시간에강한불빛을내며타던성지가지가잿빛재로변하여지는것을지켜본다.
불길이사그라지고재가식은뒤,
채에걸러그릇에담아둔다.
이재는이번수요일,’재의수요일’미사시에사제가사용할것이다.
재에성수를뿌린뒤,
이재로우리각자의이마에십자가를그려주며,
‘사람은흙에서왔으니
흙으로돌아갈것을생각하십시오.’
라는말과함께.
나는또얼마나나자신을비우며
내이마에재를받을것인가.
걸러내고또걸러내도남아있는미움의흔적
아…이번에는다비워내고묶임에서벗어나고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