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로 시작한 소살리토의 아침

해변도시이며예술가의도시,소살리토의그림같은아침풍경

어젯밤,생전처음자게된호스텔에서밤새잠을잘이루지못하였습니다.

내방은6인실이었고,내또래쯤되어보이는미국여인과나둘뿐이었지만,

그녀의코고는소리와간간이옆방에서들려오는소음때문에밤새뒤척이다

할수없이새벽녘에살며시방을빠져어둠을가르며소살리토로향했습니다.

아침6시가채안되었으니사방이캄캄합니다.

방파제에부딪치는물소리만처얼썩~철썩~하면서노래를부릅니다.

하지만내게는전혀낭만적으로들리지가않습니다.

밤새어설픈잠을잔데다가이렇게어둠속에있는새벽바다앞에서있자니

괜시리내가처량하게생각되었습니다.대체이게뭐하는일이래?

털모자까지썼지만태평양을가르는이른아침기온이쌀쌀하니뜨거운커피가간절해졌는데

주위를둘러보니마침근처에적당한장소가보였습니다.

커피한잔먼저마시고,다시리필하여저렇게먹었습니다.

커피는내기호에딱알맞았고,

베리와딸기,파인애플은싱싱하고달았으며

금방버터에구어나온빵은입안에서살살녹았습니다.

그러는사이에조금전,바다앞에서의멜랑꼬리하던기분이사그라졌습니다.

다먹은다음에빈접시를사진찍는데,

내맞은편에혼자앉아커피를마시면서신문을읽고있던중년의미국남자가나를보면서,

"참말로….."하고또렷한한국말을하기에화들짝놀래버렸습니다.

다시한번"참말로…"하더니,그는궁금하여죽겠다는표정을지으며영어로질문하더군요.

"너는먹기전에사진찍고또다먹은다음에도사진을찍니?"하기에,

"그래.내취미야.."하고응수하였습니다.ㅎㅎ

아니,신문읽는척하면서내일거일동을다보고있었단말야?

내블로그에사진을곁들인여행기를쓰자니별별사진다찍게되는것을뭐라설명해줄수가없더군요.

카페에앉아커피를마시면서날이밝기를기다리자니<소살리토>라는영화가떠올랐습니다.

<소살리토Sausalito>에서장만옥은택시운전기사로열살짜리아들과함께살아가죠.

그녀의꿈은예술가의마을인소살리토에서사는것입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살고있는그녀의캔버스에는늘소살리토가그려집니다.

이혼녀로가난하고고단한삶을꾸려가지만,

그녀는언젠가는자신의꿈이실현되리라믿기에그꿈은항상살아있습니다.

손님을태우고소살리토에들어가게되면늘부둣가에서언덕위의집들을바라보기도합니다.

꿈은….이루어지게마련이죠!

밤새낯선호스텔에서잠을설치기는하였지만,

소살리토의한카페에앉아서

나는장만옥과는다른것을꿈꿉니다.

건강한몸으로은퇴할때까지열심히일을할수있으면좋겠다고,

그리고이렇게여행을다니면서삶을노래할수있으면더욱좋겠다고.

Sausalito언덕배기로는잘단장된집들이커다란유리창을달고바다를향하여있었고,

바다와평행하게달리는이차선도로양쪽으로는호텔들과레스토랑들,

그리고각종갤러리와기념품가게들이있었는데,

많은관광객들이찾아오는관광도시다운면모가보였습니다.

대부분유럽풍의건물들에는작은상점들이아기자기하게꾸며져있어

마치지중해의한작은도시같은분위기가묻어났습니다.

소살리토.

술과음악,그리고낭만이흐르고있는곳,

LiveMusic과OpenCape가많이있고

실제로도많은예술가들이모여살고있는아름다운도시.

그기분에젖을려면아무래도햇살고운한낮이거나저녁시간이어야될것같습니다.

아니면깊어가는밤,캘리포니아산와인을마시면서생음악을듣던지….^^

이곳에서는수상가옥들을꽤많이볼수있었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물위에집을지을수있도록허가가난곳은BerkeleyMarina와소살리토입니다.

아침햇살에안개가묻혀지면서한남자의실루엣을보는듯합니다.

아침햇살을받으며앉아있는남자.

배가들어오고나가는것을,

파도들이사라져가는걸망연히바라보는남자.

조지아의자기집을떠나2천마일을헤매며다니다가샌프란의부두앞에앉아

앞으로뭘하며살아야할지몰라그저가만히부둣가에앉아있는남자.

저녁에도이렇게아무일도하지못하고앉아있을것같다고하는남자.

외로움이곁을떠나지않아힘들고지쳐있는그남자

지금배경음악으로나오고있는OtisRedding의

(Sittin’on)TheDockoftheBay역시

그가1967년에이곳소살리토의수상가옥에세들어살면서작곡하고불러히트했던곡입니다.

44년전의그남자마음이나,

이른새벽여명이트는바닷가에서있는여자의마음이나다를게없다는생각이

문득,들었습니다.

방파제를따라이쪽저쪽으로도걸어보았습니다.

저멀리바다건너로샌프란시스코가보입니다.

이제막기지개를켜는소살리토의아침시간에여유롭게천천히중심가를휘둘러걷자니

가끔씩조깅하는사람,자전거타고가는사람들이보입니다.

이곳에서는자전거를타고금문교를건너출퇴근하는사람들도꽤있다고합니다.

평화로운풍경입니다.

산에걸쳐져있는구름인지,안개자락인지….보기가좋습니다.

저곳은소살리토의건너편에있는,

태평양한자락을마주하고있는티뷰론이라는작은도시입니다.

바닷가를끼고난작은도로를걷다보니예쁜꽃집이눈에띄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머리에꽃을꽃으세요~~

잠시우중충하였던마음이싱그러운꽃들을보면서맑아지는듯하였습니다.

화사하니향기를머금은꽃들이,그들만의언어와향기로나를반겨주는듯하였고,

내마음은서서히행복한여행자의마음으로바뀌어갔습니다.

소살리토를한바퀴돌아본다음,차에서컴을꺼내들고스타벅스에편안히앉아

오늘내일이틀동안묵을려고샌프란의호스텔을예약한것을취소하고

다시호텔로예약하고나니마음이한결개운해졌습니다.

아무리생각해도여러명이같이자는호스텔에서잠을자다가는또날밤을샐것같았거든요.

이제뜨겁고진한커피한잔더마시고

호스텔로돌아가내짐을챙겨나와다시여행길위에서면될것입니다.

  • 2/23/2011,여행다섯쨋날,

  • 소살리토의아침에

  • 느티나무

  • 어쩌다제블로그에들어온다는시카고에살고있는후배가제게전화를걸어말했습니다.

    언니,정말사순절기간동안포스팅안할거예요?40일을꽉채울꺼예요?

    그말의여운이너,믿음크다고과시하니?하는것처럼들렸습니다.

    전혀…아닌데…나,아주형편없는사람인데…^^

    그런데어쩌면제방에들어오시는다른분들도그렇게생각할지도모른다는느낌이퍼득들었습니다.

    완전은없고,더군다나완벽은힘들죠.

    그래서이렇게,제결심을깨고포스팅하는이유를정중하게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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