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만에 갖게 된 성전 축복식을 끝낸 후

드디어지난주일인6월19일,

피닉스교구장이신토마스옴스테드주교님의집전아래성대한성전축복식을가졌다.

나는이곳에뿌리를내리기시작한지이제겨우5년이되어가지만,

이미30여년전에이곳에소공동체가생긴이래처음으로갖게된한인성전이니만큼

온교우가기뻐하고하나가된잔칫날이었다.

이모두가부산에서군목을마치고이곳으로사목하시러오신젊은본당신부님의추진력때문이었다.

내가애리조나에내려온지꼭일주일후에이곳에부임하신신부님은

이렇게이곳에역사적인한획을그어놓으시고,

이곳에서의임기가끝나서곧다시부산으로돌아가신다.

이날을위하여많은봉사자들이여러분야로나뉘어각각계획을세우면서열심히일하였다.

전례를총괄하고있는나는복사단들과본당신부님과함께연습을하면서

전례에사용할물품들을준비하는과정이조금힘들었다,

아무것도없던무에서유를만들어내야했었으니까.

게다가성전축복식전례를연습하면서본당신부님으로부터혼도많이났었는데,

그래서인지젊은복사들도더욱열심히달려들어새로운전례를배우면서준비를하였었다.

나름열심히정성을쏟았던성대한성전축복식이끝나자,

본당신부님과많은교우들로부터수고했다는인사를많이들었다.ㅎ

엊그제는본당신부님과열명의젊은복사단과의회식,

복사로봉사하고있는교우들은이곳에IT회사가많다보니대부분박사들이다.

오늘은열한명의제대회원들과의만남.

신부님께서는선약이있어서참석하시지못하였다.

지금껏제대회원들은매주시간을내어제대꽃을꽂아왔고,

거의매일같이미사를할수있도록제대상을차리며봉사해왔다.

내가전례를주관하고있으니이들모두에게고마운마음이가득하다.

제대회원들과회식을끝낸후,

칠흙처럼어둔밤길을뚫고집으로돌아오는길은날아갈듯편안했다.

집안으로들어오기전,잠시앞뜰에앉는다.

밤하늘에가득한별빛이보석처럼빛난다.

팔팔끓던태양이자취를감춘한밤중인데도

헤어드라이에서쏟아지는듯한뜨거운바람이간혹불어온다.

그따땃한바람에나를맡기며돌아보니어느새유월의끝자락.

흔적없는세월의빠른속도가놀랍다.

이곳에서한복의동전을찾을수없어서내한복을입지못하고딸래미한복을입었다.

내옆은본당신부님,

그옆은성전축복식미사를집전하여주신피닉스교구장이신토마스옴스테드주교님,

바로그옆은에드와르드부주교님이시고,평협회장님,그리고피닉스교구부제님들이시다.

한복입은예쁜처자는지난사순절부터시작하여

성전축복식까지성가대를연습시키느라고생이많았던성가대지휘자이다.

모든일끝낸후,

이제비로소나자신을돌아본다.

올해도반년이흘렀고,

앞만보며정신없이달려오는동안에도

주위에변한것은별로없는것같으니,

그간,잘살아왔다고할수있을려나?

그럼에도불구하고,

나는지금불같은사막의한가운데로떠.나.고.싶.다.

거친캐년속깊은곳에서나를부르는것만같다.

아…그리고날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