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 아스펜의 오후 거리에서

오늘이화요일이니까,

바로엊그제일이네요.

아침에눈을뜨면서습관적으로시계를보다가깜짝놀랐어요.

벌써6시가조금넘은거예요.

나는순간아차…어쩌지?회사에늦겠네….하면서

부랴부랴샤워를했어요.

웬만해서는이런일이없는데어쩌다늦잠을잔거야…하면서,

정신없이회사갈준비를하다가화장대위에놓여있는’매일미사’라는책을보고는,

어?가만…하고눈을감고한참을생각해보니,

일요일이었던거예요.

이제이렇게정신이없는나이예요.

그러니내가구구절절길게여행기를쓴다고나무라지마셔요.

언제어디로어떻게여행을다녀왔다,하고포스팅한번으로끝낼수도있겠지만,

저는나의시간과느낌들을그렇게한줄로끝내고싶지는않거든요.

그리고,

이렇게라도하지않으면나중에어떻게다기억할수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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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이높은산으로둘러쌓여있는아스펜은아주작았다.

걸어서다돌아보아도두시간도걸리지않는다고하였으니까.

나는작은배낭을매고,

한손에는지도를들고,씩씩하게걸어나갔다.

날씨는기가막히게아름다웠다.

가끔불어오는상큼한바람은향기로웠고,

햇살은적당히따사로왔다.

호스텔에서부터이렇게아스펜나무들이길게늘어서있는길을,

몇블럭걸어가니다운타운이나왔다.

아스펜은스키를타러오는사람이나,일반관광객을위한곳일뿐만아니라,

미국유명인사들의별장들이많이있기때문인지

고급스런레스토랑,유명브랜드의옷가게,유명핸드백가게,

스포츠용품,갤러리등등이꽤오밀조밀하게모여있었다.

산에는스키슬로프도보이고,

적당하게배열된나무의자에앉아책을읽고있는사람,

담소하는사람,등등평화로운광경도볼수있었다.

대부분이여행자들인것을한눈에알아볼수있다.

꽤나이가들었음에도커플티에청바지차림이다.

보는사람마저경쾌한느낌이든다.

아직저녁시간이아닌지라한산하다.

나도오늘은입맛댕기는것으로저녁을사먹을까?

시내를구경하고,존덴버시비가있는공원까지걸어갔다가다시시내로돌아왔다.

존덴버시비는다음포스팅으로미루고….^^

내일하루는아스펜에서하이킹할것이다.

내일찾아갈MaroonBells에대한기대감과

그곳에서할하이킹에대한설레임이나를들뜨게한다.

그러니오늘오후는이렇게시내를둘러보고밤에는푹자면되는것이다.

드디어저녁먹을장소를찾아냈다.

멕시칸레스토랑에서내가제일좋아하는음식을주문했다.

화히타.

그리고마그리타한잔.

레스토랑에서직접만들었다는살사는매콥하니맛있었다.

그어떤곳에서보다도입안에서살살녹게만든화히타를맛있게먹고,

나는팁을듬뿍올려계산을했다.

레스토랑에서호스텔까지는딱두블럭.

나는포만감과더불어나른한걸음을걸으면서

톨스토이가한말을떠올렸다.

그는말하였지.

‘사랑을나중으로미루지말자’라고.

그가여행을떠나기전에한소녀가도움을청하였다.

일정이바쁜그는나중에돌아와서도와주어도되겠지,생각하면서여행을떠났고,

그러나여행에서돌아와보니그소녀는이미죽어있었다.

그후로그는남에게베푸는것을,사랑을나누는것을미루지않았다고하였다.

나도,

그렇게하고싶다.

내힘이필요한사람들에게거절하지않고

나의사랑을베풀어주고싶다.

그러기위해서는내마음이건강해야한다.

나는,

아픈마음을안고떠난이여행길위에서

회복되어돌아가야한다.

꼭그럴수있기를,

나는걸으면서내자신에게말한다.

9/21/2011.여행다섯쨋날,

콜로라도,아스펜에서

느티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