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사버디 국립공원-Balcony House

나는지금커피를만들려고물을끓이고있다.

겨울파커를입었는데도한기가든다.

기지개를한켯키고가벼운몸운동을한다.

그사이에코요테는끊임없이울고있다.

이계곡에서울면저쪽계곡에서다른코요테가받아주며그들만의소리를낸다.

동서남북사방에서그들은서로목소리를길게뽑아내며교류를하고있다.

아직여명이들기에도이른시간.

코요테들의울부짖음은새벽의적요를깨고내게달려든다.

나는지금그들로부터아침인사를받고있는걸까?

커피를연하게타서천천히그향을음미하면서마신다.

새벽산속에서의싸한향기와어우러져기분이좋다.

몸이조금씩부드러워지는것같다.

해드랜턴불빛이가는대로손을움직여아침준비를한다.

내가묵은캠핑장양옆으로도텐트를친사람들이있어조심스럽게한다.

오늘아침에발코니하우스를둘러본다음다음목적지를향하여길을떠나야한다.

그러니아침을든든히먹어두어야한다.

주변정리를잘한다음에이틀동안머물렀던Morefield캠핑장을떠난다.

9시에투어가시작하니아직한시간정도남아있다.

이렇게일찍서두른것은아직이곳의포인트를제대로돌아보지않았기때문이다.

메사버디국립공원에서제일높은ParkPointOverlook(해발8572피트,2613m)의전망대에서는

아주멀리,내가이곳에올때보았던Shiprock도보였다.

해발7000피트(2134m)에있는발코니하우스(BalconyHouse).

차를파킹하고이푯대가있는곳까지천천히걸어오는데누군가나를바라보고있는듯한시선이느껴진다.

저만치부부로보이는듯한중년의미국인들이나를바라보면서저희들끼리이야기를하더니,

여자가내게다가와말을건넨다.

"시카고에서왔니?"

아하…내가쓴컵스모자를보고하는말이구나.

"아니.애리조나피닠스에서왔어."

그부부는오랫동안시카고에서살다가몇년전에사우스캐롤라이나로이사갔다며

내가쓴모자를보고시카고에서온줄알았단다.

내이야기를듣더니반갑다고하였다.

알고보니우리는바로이웃동네에서살았었다.

나는스코키,그들은노스부룩.ㅎㅎ

아직도남자의부모가그곳에살고있다며,9시에투어레인저가올때까지같이이야기를나누었다.

시카고…내가20여년이넘도록살았던,

나에게는애증의도시,그러나결코잊힐수없는곳.

아침9시.

오늘같이투어를할사람들이다모이자가이드인레인저로부터

오늘찾아가볼것에대하여약간의설명을듣고,

이렇게아무것도나올것같지않은평범한길을조금걸어가니,

거대한바위가나타나고,

길이가약5미터쯤되어보이는,32개의통나무사다리를타고올라가야만한단다.

사다리끝은또이렇게좁은통로로연결되고,

간신히빠져나오니

어제보았던CliffPalace와비슷한형태의돌집들이보였다.

천연의샌드스톤을바닥으로,

역시천연의샌드스톤을천장으로삼아,

그당시에는멋드러지게지어졌을아나사지인디언들의집.

이제는천년세월의무게를감당못해여기저기허물어지고있는상황이지만,

내게는그어떤것도다도더깊게다가오는그무엇이있었다.

그렇구나.감동!

이렇게이곳에만발코니가있었는데,

레인저가말하기를저통나무빔은

이곳에서자라지않는유타쥬피터(유타주에서많이자라는소나무의일종)로만들었다고한다.

천년의세월에발코니의형상은기울어지고있지만

아직도탄실해보이는유타쥬피터빔.

처음모인장소에서는부끄러움을많이타는지우리쪽을향하여제대로얼굴을향하지않고

설명을하던레인저가이곳에들어서서는아주열심히,열정적으로여러가지를설명한다.

Kiva-그들만의기도를올렸던지하예배장소.

연기가그들의영혼을맑게해준다고믿었던인디언들은

한가운데에불을피우고그연기로몸과영혼을씻으며기도를하였을것이다.

그들만의방식과그들만의언어로.

세월의흐름을이기지못하여돌바닥에는금이가고……

그러나,천년전에도바위틈사이에서흘러나왔을물이,

지금도조금씩흘러나와저렇게고여있다.

천년이하루같다는말씀을떠올리면서,

손을물속에넣어보니얼음처럼차가운물기운이전해진다.

레인저가딛고있는네모난것은그들의우물.

저국자같은것을팔깊이내려서휘저을정도로깊이판우물이었다.

어떻게바위를뚫고팠을까.

거의1000년도전에.

호기심많은나는저국자를집어한번레인저처럼해보았다.

이방에서는어떤인디언들이살았을까.

유독이방에는다른방과달리다리미바닥같은형상의벽화도보이고.

그들의숨결이느껴지는듯한다.

자연을숭배하고사랑하였던아나사지인디언들.

천년전에도이런건축기술을일구었던인디언들.

그러나평균30세를전후로밖에살지못했다던인디언들.

아마도이런바위틈에서살아서그랬으리라.

발코니하우스에서바라다본건너편소다캐년(SodaCanyon)은

2008년도에일어난자연화재로고목들이다타서검게만보였다.

내앞에가던남자가갑자기탄식한다.

오우.아이캔낫.아이엠투팻.

그래도저문밖에는바깥세상으로나갈길이없다는것을알고는

열심히좌우로몸을틀더니결국빠져나갔다.

저사람바로뒤에있던나는,

뚱뚱한사람이더유연하게몸을움직일수있다는사실을다시한번확인하였다.

자기가쬐고만문을빠져나갔다는사실이믿기지않으면서도기분좋은지,

"내가너사진찍어줄까?"하였다.

처음에는거절하다가마지못해,디카를건네주며,그래…하며엉거주춤앉았다.

나역시엎드려나오다배낭이걸려서,

배낭을벗어앞세우고엉금엉금기어나오던중이었으니.

겨우한숨돌렸는가싶었는데,

나를기다리고있는것은약20미터정도의수직바위에걸쳐진사다리.

에고…다올라와서내려다보는순간내다리가후들거렸다.

발코니하우스를빠져나와왕복2마일쯤되는SodaCanyonOverlookTrail을걸었다.

어디쯤있는거야?언뜻보아서는제대로찾아볼수가없었다.

한참을두리번거리고나서야가운데쯤오목하게들어간곳에있는발코니하우스를발견했다.

아니나다를까.

산양옆은어제본CliffPalace처럼깍아지른듯한절벽이고,

발코니하우스아래역시낭떠러지처럼보이는계곡이다.

디카의줌을한층늘려서찍었다.

차에돌아와아침에물을끓여보온병에담아온뜨거운물로

커피를다시한컵진하게만들어마시며,다음행선지를점검한다.

네비게이션에그주소를입력한다.

안녕,잘있어.메사버디.

아나사지인디언들의흔적을찾아보며,

사흘동안나를신바람나도록즐겁게해주었던곳.

하늘,산,바람,구름….

그리고어쩌면지금도이곳에떠돌고있을지도모를,

아나사지인디언들의영혼들이여.안녕.

9/19/2011(월),여행셋쨋날,

메사버디,발코니하우스에서

느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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