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마음 – 삶에 저항하지 말라

2012년새해첫날,
이른새벽,
거실로나와고상과성모상앞에첫촛불을밝힌다.
그앞에오롯이장궤를하고앉아
마음을한곳으로모은다.
내게주신모든것들이감사하다.
기쁨과슬픔과고통들조차도.
그리고이렇게건강한숨을내쉬면서살아있음에도.
새해첫날의앞뜰.
노랗게물든석류나무가아침햇살에찬연하다.
4월이었던가…내엄지손가락보다조금더컸던,
모종하였던국화.
큰나무밑에심어두었던것은따로물줄기를내기가어려웠던연유였다.
엎드려국화꽃앞으로얼굴을맞대고그향을맡는다.
고맙다.
국화꽃한그루잘견뎌내어주어서.
그뜨거운햇살을견디어내고이렇게꽃을피어주어서.
어제낙엽을갈퀴로긁어모았는데도
또다시쌓이는낙엽들.
그낙엽들을긁어모을때이제4살인에드리안이커다란비닐봉지를들고
나를따라다니며도와주었다.
내뒤를졸졸따라다니면서,
할머니,할머니…하던귀여운녀석.

잘자라준에니카.

12월31일어린이놀이공원에서.

일년만에본에니카의양쪽가슴이봉긋하여서,

할머니가에니카에게브라사주어야겠다…하였더니,

수줍게웃었다.

1월4일,수요일아침에이아이들이다시시카고로돌아가면,
나의긴휴가도끝이나면서나도출근하며새로운일상을시작할것이다.
그러면서도난,아주많이허전해하겠지.
아이들과함께지낸시간들속으로들어가면서
한동안그리움에빠져들겠지.
새해첫날이른아침.
아직도자고있는아이들이일어나면먹을빵을굽는다.
어젯밤제야의종소리를듣는다고,
온갖재롱을부리며열두시가넘어서야잠자리에들었던아이들이다.
내아이들이어렸을때자주만들어주었는데,
이제그만한아이들인내손녀,손자들이아주즐기는빵이되었다.
두녀석들이맛있다면서
엄지손가락을들어올려주었었다.
튜나에모짜르나치즈와마요네즈,셀러리를잘게썰어믹스해서
이딸리안빵에얇게올려놓고오븐에굽는다.
그리고나는성당에갈준비를한다.
성당에다녀와서아이들에게떡국을끓여주고,
세배도받을것이다.

어젯밤늦게12월31일송년미사를하였던까닭에

새해첫날,

이른새벽에제대회원인마리아가,

혼자와서아름답게꽃을꽂아놓았다.

네명의제대회원이

12월24일,성탄전야제대꽃장식을위하여준비하고있는모습.

모두다일을하고있으면서도이렇게시간을내어봉사하는이들에게고맙다.

마리아,스테파니아,올리비아,루시아.

구유장식을맡아준제노비아에게도고맙다.

이렇게우리모두는하나의지체가되어

서로서로섬기면서기쁨으로주님의일에봉사한다.

또나의오른손,왼손이되어

주일미사와평일미사준비를하여주는,

모니카와데레사도.

새해첫날,

아직아무도오지않은고요한성당에앉아,

경건한마음으로감실에계시는예수님의마음을헤아려본다.

그리고오늘은천주의모친마리아대축일.

마리아께서아기예수님을잉태하시고

아기예수님을낳으시고

그리고봉헌하시던,

그모든것들을헤아려본다.

어머니마리아의발자취를더듬으며

나의일생을반취하여본다.

아…그리고나의아들을어머니마음에안겨드린다.

모든것들이….고맙고,감사하다.

나는,올한해도열심히뛰어다닐것이다.

그리고나를찾아오는새로운삶에저항하지않으리라.

나는두팔벌려나의새로운삶을꼬옥껴안으리라.

올부활절이끝나면가게될스페인의산티아고,

그리고또하나의계획인남미의길.

기다려진다.

홀로명상하라.

모든것을놓아버려라.

이미있었는지를기억하지말라.

굳이기억하려하면그것은이미죽은것이되리라.

그리고그것에매달리면다시는홀로있을수없을것이다.

그러므로저끝없는고독,저사랑의아름다움속에서

그토록순결하고그토록새롭게명상하라.

저항하지말라.

그어떤것에도장벽을쌓아두지말라.

온갖사소한충동,강제와욕구로부터

그리고그자질구레한모든갈등과위선으로부터

진정으로온전히자유로워지거라.

그러면팔을활짝벌리고

삶의한복판을뚜벅뚜벅당당하게걸어갈수있으리라.

-크리슈나무르티의명상록에서인용한

법정스님의글중에서-


LaForetEnchantee(마법의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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