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봄 햇살속으로 가다

얼마전에HOA(HomeownerAssociation)으로부터한장의편지를받았습니다.

제집의앞뜰을찍은사진과함께보내온편지에는,

그앞뜰에널려있는잡초를뽑으라는것이었습니다.

글쎄….저꽃이잡초로보입니까?

그래서편지를읽자마자당장에HOA로이메일을보냈습니다.

당신은저꽃이잡초로보이느냐?

나는저꽃이너무좋아서친구로부터얻어와서내앞마당에심었고,

요즈음매일출근하면서,저녁에는집으로돌아와서보는기쁨에있노라…하면서.

다음날,답장을받았어요.

아무리보아도야생화같은데,건축법상받아놓아야하니,

첨부한서류를작성해서보내면된다고해서,그것도바로작성해서보냈지요.

사실,저꽃은야생화이지요.

야생화이지만,내눈에는그어느꽃보다사랑스럽거든요.

작년봄에친구가한웅큼마른가지를싸준것을앞뜰에뿌려놓았더니

이른봄에싹이돋아나더니저렇게청초하게피어났거든요.

아침에찍은것이라아직꽃이활짝피지않았지만,

낮에는활짝꽃봉오리가만개하여더예쁘거든요.

이곳사막은완연한봄이예요.

내집에도봄이찾아왔어요.

뒷뜰의어린복숭아나무와사과나무,자몽나무,레몬나무등에서는꽃이피어나

향긋한봄내음과함께지천으로꽃향기가난무해요.

그중에서도레몬꽃향기는말할수없이진하고곱거든요.

은은한달빛이내리는뒤뜰에서있노라면,

모든시름이신비로운달빛과꽃향기속에파묻힐정도로숨이막히지요.

어느날,

앞뜰의사과꽃을보면서,

그리멀리있지않은곳에있는복숭아밭에가보고싶은충동이생겼죠.

지난토요일,동네에서멀지않은곳에있는복숭아밭을찾아갔어요.

수령이얼마나되는지모르지만,복숭아나무는상당한고목이었어요.

그고목끝에피어난화사한복숭아꽃.

하지만철로이쪽편의복숭아나무들은벌써꽃이지고잎이나있었어요.

바로지척인데도이렇게다르네요.

이것은살구꽃이예요.

작년2월중순경,요세미티가는길에이꽃들을참많이만났었는데,

나무이름을몰랐거든요.

이제보니바로살구나무들이었네요.

그한켠에농작물들이자라고있었어요.

브로콜리입니다.

차이니즈레터스라고표지판에쓰여있었는데….

저렇게꽃이활짝피어있더군요.

아욱과비슷하긴한데,아욱은아닐것같아요.

나른한봄햇살속에서모처럼한가한토요일을지냈습니다.

역시,복숭아꽃,살구꽃도이쁘지만,

그래도꽃보다는사람이아름답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