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고사에가기위하여오후4시가조금넘어서만레사에서출발하였다.
조금은피곤하지만스페인이라는나라에서,
새로운것들을만나고보고느끼는야릇한흥분감이더컸다.
이동용관광코치버스는50여명정원인데우리인원은모두25명이라
여행기간동안모두들편한대로,널널하게앉아다닐수있었다.
부부들은보통둘이나란히앉아가고,
나는홀로편안히창가에앉아
유리창으로스치는스페인중부의낯선풍광들을즐겼다.
때때로진붉은야생양귀비들이늘어서있는들판도보이고,
야생화들은무심한듯바람에흔들리고있었다.
여기나거기나사람사는모습들은모두비슷한것같았다.
가끔거센비가흩뿌리기도하였는데
그렇게내리는비를하염없이바라보면서가자니기분이그렇게좋을수가없었다.
일상을일탈한여행자의마음은두근거리며,행복하기만하였다.
사라고사(Zaragoza혹은Saragossa)는스페인북동부아라곤지방의도시이며
사라고사주의주도이다.
중세때는아라곤이라고하였는데스페인북동부를흐르는에브로(Ebro)강의중류쯤에위치해있다.
아라곤은중세때막강한힘을자랑하였으나
1469년아라곤왕페르난도와카스티야여왕이사벨과의결혼으로
에스파냐통일국가가되면서사라진나라이다.
로마의장군줄리어스시저가사라고사의에브로강옆에도시를만들려고
강건너한쪽편으로약4~7미터정도의높이를흙으로높여서
필라르성모성당이있는쪽이강건너다른편보다실제더높다는가이드의설명을듣고
버스창가로바싹붙어앉아가면서강이나오기를기다렸다.
그당시강의물이넘쳐흐를까봐그렇게했다는가이드의말을들으면서
얼마나한노동력이필요했었을까를생각해보기도하였다.
이윽고버스유리창문저편으로에브로강가에의젓하게서있는성당이보이기시작하자,
나는감탄의환호성을질렀다.
아직비가온뒤끝이라짙은잿빛하늘아래,
그성당은당당하게서있었다.
사라고사에서는해마다필라드축제일인10월12일을전후로약열흘정도필라르축제기간이있다고한다.
공휴일로지정되어있는10월12일은
동정녀마리아에게전통의상을갖추어입고꽃을바치는의식이있다고한다.
이필라르축제의기원은다음과같다.
<야고보는그의아홉제자들과함께아스투리아스주를지나서,갈리시아와카스틸랴주를통해
에브로강변의사라고사시가자리잡고있는곳,
셀티베리아라부르는땅인아라곤주까지왔다.
야고보는오랫동안전도했으며,많은회심자들가운데서여덟사람을동반자로삼아
그들과함께하느님나라를선포했다.그리고밤에는휴식을취하기위해강변을거닐었다.
40년1월2일밤에,야고보는그의제자들과함께에브로강가에있었다.
그때그는’은총이가득하신마리아여,기뻐하소서!’라고노래하는천사들의음성을들었으며,
그리스도의어머니께서나타나대리석기둥위에서계신것을보았다.>
그당시아직지상에살아계셨던거룩하신동정녀께서는야고보사도에게
그곳에,당신이서계셨던기둥둘레에제단이있는성당하나를지으라고요청하시며,
"나의중재를통해,하느님께서나의도움에호소하는이들을위해
놀랍고경이로운일을행하시도록세상끝날까지이장소에머물겠노라"고약속하셨다.
동정녀마리아께서는사라지셨고기둥은그곳에남아있었다.
필라르는건전지처럼생긴기둥이라고하는데,
제단뒤쪽에는성모마리아가야곱에게주었다는기둥이있다고하였다.
나중에필라르성모성당안을둘러볼때에
우리들은하도사람들이많이들여다보아서움푹패인조그마한구멍사이로그기둥을보았다.
그위쪽으로는교황요한바오로2세께서방문하신것을기념하는문구가새겨져있었고,
그밑에는기둥에입맞출수있도록되어있어서
나도다른사람들처럼구멍안에내머리를밀어넣고입을맞추었다.
그순간그저가슴이뭉클한느낌이올라왔다.
수천년이지난듯하였지만,
바로조금전의일같기도한….^^
사라고사에도착하여필라르성당을향하여걸어간시간은오후8시10분경이었다.
볼것이많은사라고사에너무늦게도착한것같아나는많은아쉬움을느꼈다.
조금있으면어둠이찾아오기때문에
시저의광장도,
그옆에있다는피사의탑처럼기울어져있는종탑도,
또사라고사가낳은세계적화가인고야의동상도볼수없을것같았는데
실제로하나도보지못하고필라르성모성당안만겨우돌아볼수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