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있던책을책상위에올려놓으며의자를뒤로젖힌다.
창너머로짙은초록색의어린복숭아나무가눈에가득하게차온다.
바람이약간세게부는듯하다.
바람이부는대로어린나무는이리저리흔들린다.
그너머로말끔한하늘이보이고,
뜨거운태양이이글거리는듯햇살이뜨거워보인다.
나는,오랜시간책을들여다보아피로한눈을잠시쉬게하고싶은마음으로
그저아무생각없이창밖의연녹과초록으로아름답게보이는나무를바라본다.
바라보는풍경속의나무는내게사랑의마음을피어나게해준다.
나는,내침실의이자리에서이렇게앉아책을즐겨읽는편이다.
오늘은토요일이라이른아침부터편안하게책읽기를즐기고있다.
요즈음읽고있는책은크리스티앙자크의장편소설인<람세스>이다.
총5권으로되어있는데지금은제4권인’아부심벨의여인’을읽고있다.
어느날,람세스가정원을산책하다가정원을손질하고있는정원사와이야기를나누는데,
그정원사는이렇게말하였다.
"나무는완벽한선물입니다.살아있을때에는그늘과꽃과열매를주고,
죽어서는목재를주지요.
나무들덕택에우리는먹고,집을짓고,
부드러운북풍이우리를감싸줄때면그그늘에앉아행복을맛보기도합니다.
소인은새들과부활한자들의영혼만이살아가는나라를꿈꾼답니다."
제2권’영원의신전’중에서
람세스는평생동안공정함과정의의길,그리고우주의조화와아름다움을창조하는삶의법칙을뜻하는
마아트의길을따르는사람입니다.
람세스가빚어놓은작품들에어찌매료되고열광하지않을수있을까요?
수백만년이지나도쓰러지지않을그의영원의신전,
카르낙의거대한대열주의홀,아부심벨과누비아의신전들….
람세스는이집트백성의평화와행복의건축가이기도합니다.
나는람세스의운명뿐만아니라,날마다진심으로기쁨을노래할수있었던
고대이집트사람들의일상을생생하게되살리고싶었습니다.
-크리스티앙자크의말.-
뜨거운커피를내려와다시책상의자에앉아책을펴든다.
수천년전의세계속에서유영할수있다는것자체가행복함이아닐까.
그리고나는보고싶다.
언제쯤내눈으로도볼수있을까?
람세스가자기의사랑하는부인인네페르타리를위하여지어준아부심벨을.
구글에서아부심벨의이미지를찾으면서그동안잊고있었던나의여행이떠올랐다.
쓰다가만나의여행기…잘써지지않지만,
일단써나가야겠다.
….
아침7시30분에호텔에서아침식사를한다음버스가떠나기전까지
약간의시간에여유가있어작은도시주변을걸어보았다.
낯설은나라,스페인의이름도모르는작은도시이건만,
보이는풍경은그렇게낯설어보이지않는다.
8시30분경에버스를타고약30여분정도지났을까.
비가내리기시작한다.
어젯밤사라고사에서이곳에올동안에도비가내렸는데,
이지방은비가자주내리나보다.
적당한빗줄기는가을비처럼추적거리며내려,
차창밖을내다보는여행자의마음을생각속으로빠지게한다.
안개가자욱한거리.
어느새도시를빠져버스는피레네산맥을향하기시작한다.
프랑스와에스파냐국경에걸쳐있는피레네산맥은해발이3,300m이넘는다고한다.
우리일행은그피레네산맥을넘어프랑스남서부프로방스지방에있는
루르드(Lourdes)을가는중이다.
아래사진들은버스를타고피레네산맥의험준한골짜기를넘으면서본풍경들이다.
프랑스의시골농가,농장,밭,등산악도로를달리면서본풍경들넘어로
과거유럽사회의모습을잠시볼수있기도하였다.
물론,눈과비도함께.
애리조나사막에서온우리들은함박눈이내리는것을바라보며환성을올렸다.
4월하고도중순인데도이렇게함박눈이펑펑쏟아내리다니,
마치우리를환영하는것같잖아….하면서.
주유소에서버스에기름을넣는동안모두들내려눈을맞으며사진들을찍었다.
아마도이곳이스페인과프랑스의경계선이라고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