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을 날의 세도나에서

때로는비틀거리고

때로는어둠속을헤매면서

삶에서주어진모든상황과여건들을이겨가야할때가더러있습니다.

오늘오후,예기치않았던일로우울해하고있는나에게

그가말했습니다.

내가어떻게해야디아의기분이나아질수있을까?하더니,

베사메무쵸를들려주겠다고하더군요.

나는알고있지요.

지금이시간에그가할수있는일은이것밖에아무것도없다는것을.

그는가끔집에서기타로베사메무쵸를치기좋아하고,

어쩌다기분이나면’고엽’을원어로멋드러지게부르기도하는데

그러면나는칠십이넘은그의나이를잊어버리면서그의노래에빠져들곤하였습니다.

암튼그의기타는매우맑은소리를내면서울리기시작하였습니다.

전화선을타고들려오는기타소리는마치내옆에서기타줄을당기듯,

청량하게들렸습니다.

기타줄을당기는그의모습이떠오르고

어디쯤에아이폰을놓았기에이렇게잘들릴까도생각하며

내자신과싸우고있는나의마음을풀어줄려고노력하는그가고마웠습니다.

진정한상실과고통을체험한사람만이삶의소중함과경이를깨닫고

서로의삶을축복해줄수있겠지요.

서로간의깊은유대속에서힘을얻고,

서로에게영적으로안식처가되어줄수있으면서

잊어버렸던나자신을찾게되기도하겠지요.

몇번씩연거푸베사메무쵸를연주하고,또그의노래를듣고…

그리고전화를끊고나서확달아나버린잠덕분에컴을키고이렇게앉아있게되었습니다.

얼마전에그랜드캐년에갔던이야기를썼었지요?

보통한국에서오시는신부님을모시고그랜드캐년에가게되면

코스는딱정해져있습니다.

왕복1,000마일정도되는길을당일치기로다녀와야하기에

세도나에살짝들려서길가에있는벨락과

세도나의성당만둘러보고그랜드캐년으로가는것이지요.

세도나도착하기30분전쯤에있는레스트에어리어에서아침을먹었습니다.

제가준비했어요.

삼계탕죽에다투나샌드위치,싱싱한베리종류.

신부님께서아주맛있게드셨나봐요.

나중에세도나의성당에들렸을때,

성당지하에있는성물센터에서

붉은세도나의돌멩이에올려져있는아주귀한십자가를사서주셨거든요.

전혀생각지도않은선물에깜짝놀라는나에게,

"아침식사"하고한마디만하셨어요.ㅎㅎ

성당으로걸어올라가는길에서척박한돌흙더미속에서도활짝피어있는꽃을보았어요.

쉬잠이들수없는이밤에생각해봅니다.

인생을산다는것은리허설이아니며,

장담할수있는것은단지오늘뿐이라는것을.

오늘이가면,또새로운오늘이오고…그렇게매번다른오늘을맞이하면서

인생이얼마나멋진것인지잊지말고살아야겠다고요…..

세도나에서찍은사진속의나를바라보며,

살짝미소를지어봅니다.

그래…지나가는거야…모든것은지나가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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