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리가와 가는 길

치리가와가는길이

이렇게도좋은줄몰랐었어.

그동안진즉에갈기회를두어번놓쳐버린것이아까울정도였거든.

난,

이런길이좋아.

사방이확터져버린길.

수마일을달려도인가가나오지않는

그저자연그대로의황야가끝없이펼쳐져있는길이.

그러다어쩌다저만큼들판한가운데에있는한두채의집들을보게되면,

어떻게저런곳에서살고있는거지?하는의문이먼저떠올라.

점점애리조나가좋아지고있어.

마음내키어훌쩍몇시간만달리다보면

이렇게자연속의황무지를볼수있잖아?

저끝없이펼쳐진광야를바라보면서달리다보면어떤생각이나는줄알아?

좀더따뜻한영혼을가지고

내게남아있는시간들을더열정적으로살아가고싶다는것이야.

이런자연속에던져질수있는시간들이감사해.

하느님,

나를이유없이울게하소서.

눈물속에서

당신을보게하시고

눈물속에서

사람을만나게하시고

죽어서는

그들의눈물로지내게하소서.

<기도>마종기

치리가와의동쪽으로는뉴멕시코주가있고,

남쪽으로는멕시코국경이가깝게있어.

그래도집에서불과350마일정도의거리라서,

간단하게길을떠날수있었지.

일요일오후늦게떠났기에치리가와들어가는입구인윌칵스(Willcox)에는

저녁노을이빗겨갈때쯤도착했어.

어둠이덮인윌칵스는을씨년스러울정도로휑한,

손바닥만한작은마을이더군.

마치반이민법으로인상이망가져버린애리조나주처럼.

불법체류자들이떠나서그런지

아님그어떤연유인지모르겠지만

일부식당은영업을정지하고,

몇개의모텔도문을닫아버린,

암울하게느껴지던자그마한동네였는데

그길가의모텔에서하룻밤을잤어.

그런데,

그다음날이른아침에

윌칵스에서부터치리가와를찾아달려가면서

광활한주위의풍광들에빠져들었어.

가슴이저리도록아름답지않아?

저광야가.

40여마일을그저침묵속에서달렸어.

그러다가소떼와공동묘지도보았지.

저애들을보곤차를잠시멈추었지.

소들중일부는,

자기들을바라보며카메라를들이밀고있는나를

가던걸음을멈추고고개를돌려서빤히바라보더군.

길가에있던공동묘지.

몇그루의소나무아래에서있는비석들.

그래도이부근에는사람들이살고있었나보네.

그리고도착했어.

치리가와내셔널모뉴멘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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