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저창문은아들의방,
그리고저시수나무는3년전9월에아들의생일을맞아심은나무-
어제저녁에,
성당에서제대회모임을갖고집으로돌아올때
마른번개가치고
모래바람이많이불어
어두움에빠져든사방에흰물보라가치는듯하였다.
그러더니밤11시가넘자
소나기가쏟아졌다.
비가귀한이곳,
반가운마음보다일이끝난다음에
빗속을자전거를타고
집으로돌아올아들이걱정되었다.

아들에게전화하여차가지고마중갈까?했더니,
조금있으면집에갈꺼니까걱정말라고한다.
집앞의외등을다켜놓은다음에
차고문을활짝열어놓고
간이의자를펴고비가뿌리치지않는쪽에앉아있는다.
빗줄기에묻어오는향긋한흙냄새가정겹다.
나무향도싱그럽다.
비가뿌려주는모든향기가좋다.
가만히눈을감고
내가지금느끼고있는모든것들속에빠져든다.



삼십여분동안그렇게앉아있었을까….
자전거를타고아들이돌아왔다.
6병들이맥주한케이스를들고서.
오다가개스스테이션에들려서샀스리라.
아들이내곁으로다가와
나를안아준다.
나도아들을꼬옥마주안아준다.
그리고아들은씽긋웃으며맥주한병을꺼내병마개를열고
내게내민다.
한모금을마시고아들에게다시건네준다.
시원한맥주가목젖을타고내려간다.
나는아들을대견하다는듯이바라보며
행복한미소를짓는다.
아들도느끼리라.
내가자기를얼마나신뢰하고있는지를.
아들은자전거에앉고,
나는그대로간이의자에앉아
잠시이야기를나눈다.
여전히비는내리고….^^
자정이넘어
집안으로들어갔다.

일요일인데도아침일찍일어난다.
매일새벽에
달을보며,
별을헤아리며
걷는습관에젖어있기때문이리라.


커피한잔을연하게내려
커다란머그잔에담아
앞뜰로나가
순한아침햇살을맞는다.
아…
살아있음은이렇게아름다운것을.



요즈음나는너무행복해서
그행복감이날아갈까봐조바심이날정도다.
오랫동안잊고있던웃음을다시찿게하여주신하느님에대한사랑이절절하다.
어렵고힘든시간을보낸지난7년,
아들을가슴에품고기도로살아오던그시간들의어느자락에서
슬픔과고통과회한에젖어흐르던내눈물들을
언제나자비로운마음으로닦아주시던하느님,
아들의검게탄얼굴과
다시찾은자신감으로건강이넘쳐나는그의몸짓을볼때마다
내가슴속은뜨거운감동으로물결친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나의주님,
내님이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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