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캐년 종주(12) Sunset

GrandCanyonRimtoRimDay3

깊은계곡에서유유히흐르고있는콜로라도강을내려다본다

늦은저녁시간이라더욱고요한시간

사위가확펼쳐져있어

바람소리를잘들을수있을뿐만아니라

거세게협곡에부딫치며흐르는물소리가크게들린다

자신이가야할곳이어디인지를알며흐르는저콜로라도강처럼

나또한나의갈길을굽힘없이흘러가리라

가이드JP가5시40분쯤해가지는시간이니

한시간전에출발하자고하였습니다.

그리고오늘오후티타임때아주좋은제안을했지요.

일몰을보고와서저녁을먹으면시간이너무늦으니

자기가그곳에서저녁을준비하겠다는….^^

모두좋다고손벽을짝짝쳐주었습니다.ㅎㅎ

우리는배낭을메지않고

해드랜턴과스틱과카메라만들고

가볍게산보하듯이걸었습니다.

저기Cottonwood나무숲속에인디안가든캠핑장이있습니다.

사막인이곳에서도계곡사이로물이흘러내려가고있었는데

저렇게나무들이무성하게자라고있습니다.

플래토우포인트트레일앞방향인데

역시계곡의나무숲아래로는물이흐르고있지요.

황량하고,

거칠고,

그리고어딘가비어있는듯이보이지만,

그비어있음이아름다운곳.

그랜드캐년속의Plateau.

석양빛을받는바위는그색을달리하고

지는저녁해는시시각각장엄한순간을연출해줍니다.

이순간만큼은저도좋은카메라가있었으면합니다.

불붙고있는저바위덩어리의아름다움이

얼마나강렬하였는지

그대로보여줄수있으련만!

저만치플래토우포인트에먼저도착한제일행들이

한점으로보입니다.

저는주위를둘러보면서,

사진을담으면서

아주천천히걸었습니다.

마침내그곳에도착했을때

저는보았습니다.

그리고들었습니다.

바람소리,

물소리,

그리고태고적부터신비롭게이어져내려오는

자연이내게하는말을.

We’renotownerhere.

We’rejustpassingthrough

영화<OutofAfrica>에서

데니스가카렌에게하던말입니다.

그런가요?

이세상모든것들은그저스쳐지나갈뿐인가요?

저아래

오늘아침에걸어왔던길이

가는실타래처럼보입니다.

이쪽에도

아침에걸었던길들이한눈에보입니다.

비슷한자리에서

다이앤과캐년의높이를두파트로나누어찍어보았습니다.

우리들이사진을찍으며

주위경관에빠져들어가는동안

JP는허밍을하면서열심히,그리고정성껏저녁식사를만들고있습니다.

삼각대를놓고일몰을담고있는Ryan의뒷모습이보입니다.

그리고….

이렇게해가들어가고난다음에,

모여앉아저녁을먹기시작했습니다.

그때조용한목소리로Ryan이삼각대를조정하면서말했습니다.

우리들의라스트사퍼를꼭찍어야만해..

그제서야저도이것이마지막저녁식사라는것을깨달았습니다.

카메라라이트땜시로사진이밝게나왔지만,

사진을찍은다음에는모두해드랜턴을쓰고

저녁을먹었습니다.

우리를위해최선을다해주던가이드JP.

매일아침텐트를정리하면서내친구가Goodmoringtoyou…하고노래를부르면

자기역시자신의텐트를혼자개면서

Goodmorning…하면서우리의이름을부르며소프라노로응답해주던

나이와걸맞지않게귀여웠던Diane.

그리고이두사람은매일밤별이쏟아지는것을보면서잔다며

텐트에바람막이를씌우지않고잠을잤지요.

내가밤에춥지않았냐며,그렇게할수있는비결을묻자

자신이입고있던막강메리노셔츠를들쳐보여주던,

전형적인캐나다사람으로늘조용한미소를짓던,

아버지와아들인Ron과Ryan.

정말우리는썸이좋았어요.

서로가까운사람들끼리여행을떠나도삐걱거릴때가더러있으련만,

생전처음으로만나함께한우리는

서로가서로를배려해주고

같이공감하면서길을걸었습니다.

더군다나각자모두평균30파운드가넘는무게의배낭임에도

Ryan이과감히챙겨넣은삼각대가있어서

우리의라스트사퍼를먹는모습도남길수있었구요.

주위에두어명있던사람들도어둠이내리는동안이곳을떠나

오로지우리들만있었으니까요.

.

.

.

어둠이깔리면서더욱물소리커지고,

바람소리만이주위를흔들던,

그리고조용한정적만이흐르던그곳의풍경들이

글을쓰고있는지금도눈에선연히떠오릅니다.

2013년11월2일(토)

그랜드캐년종주중

플래토우포인트에서

느티나무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