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지

머리에물들이는횟수가늘어나기시작하였다.

처음에는이마양옆으로조금씩흰머리가보이는가싶더니

그범위가점점넓어지고,

급기야는한달에한번정도물을들이지않으면

온머리뿌리가하얗게보였다.

그런데작년부터는한달이아니라

삼주에한번정도머리뿌리에약을발라야만했다.

이런일은집에서내가혼자해야하기때문에

내겐귀찮고성가신일이다.

그럴때마다혼잣말을한다.

아,리타이어하고나서는이렇게하지않아도되겠지.

그런데엊그제십이월의첫토요일아침,

성모신심미사를참례한후

교우들과브런치를먹은다음헤어져

바로미용학원으로갔다.

흰머리를물들이고

아예앞머리를싹둑잘랐다.

내평생에이런헤어스타일은처음인데

이런머리모양을’뱅’이라고부른다.

아마도bangs일것이다.

두딸을키우면서

내가직접아이들의머리를다듬어주곤하였다.

앙증맞은어깨너머까지차지고검은긴머리를찰랑거리게하고

앞머리는눈썹근처로가지런히잘라주곤하였다.

아이들이중학교에들어갈때까지.

그때는대부분소녀들의머리스타일이그랬었다.

그토요일저녁에

같이저녁식사를하러나가기로되어있어

친구가나를데리러왔다.

현관문을열어주는데나를보더니,

풋…하고웃더니,

다시한번나를들여다보며박장대소를한다.

엥?풋!하고지금웃었어요?

그런나를보며친구는더욱크게웃음을떠뜨린다.

다음날,주일에성당에갔다.

주일미사는10시30분에시작하지만

보통9시에성가대원들이모여성가연습을한다.

나는전례를담당하고있기에

미리가서미사준비를해야하기에

그시간에성전문을열고들어서는나를보더니,

남자여자할것없이성가대원들로부터이구동성으로쏟아진다.

어머어머~~이뻐요.십년은젊어보여요.

미사중에유아반에봉헌바구니를가지러갔더니

그곳에서도젊은엄마들이나를보더니환하게웃었다.

누군가했더니…다른사람인줄알았어요.훨보기가좋아요.

이젊은엄마들도십년은젊어보인다고입을모은다.

암튼,그날성당에서만났던사람들로부터

많은인사를받았다.

월요일인오늘,

출근해서회사동료들로부터또인사를많이받았다.

내옆자리의알렌은한술더떠서,

새직원이들어온줄알았어요…한다.ㅎㅎ

음,

앞머리한번싹둑자르고,

인사참많이받았네.

십년은젊어보인다는인사가반가운것보다도

서로서로의관계에있어서

사랑이담겨있는따뜻한인사말이

내마음에와닿았다.

그런데,

정말괜찮게보여서그랬을까?

아님예순이나된여자가한행동이웃으워서그랬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