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날의 단상

오늘은회사에출근하지않았습니다.

내일도출근하지않을겁니다.

그래서어제밤늦게까지영화를보고영화후기도올렸고

또오늘은이렇게있네요.ㅎㅎ

간만에널널한시간을갖고있어요.

사실은병가를냈거든요.

대장검사를하기위해서이지요.

5년전에처음으로대장검사를하였을때,

장에팥알보다작은혹이두개있어서검사하면서떼어냈다고합니다.

그래서5년마다대장검사를해야한다고하였습니다.

그렇지않은사람은10년마다한번씩하면된다고했거든요.

어제저녁에는퇴근후에친구와함께

한국식당에서갈비와비빔냉면을먹었습니다.

제가한턱낼일이생겼거든요.

회사에서전혀생각지도않았던일이생겨기분도좋았거니와

그것을기념하기위해지난토요일에는앞뜰에꽃나무도사다심었습니다.

그날,내기분을좋게특별했던날에는

퇴근길에곧바로성당에갔습니다.

한여름의찌는더위라성당에는아무도없었습니다.

성체조배실에오랫동안앉아있었습니다.

나도모르게나를지켜주시는그분께

감사의마음을가득담고서

성체를향하여앉아있는데

뜨거움이차올라한동안소리내어울어버렸습니다.

아무도없었으니마음놓고울었던거지요.

마치사랑하는사람의품에안겨섧게울듯이.

하지만한시간동안성체조배실에앉아있다나올때에는

제마음은날아갈듯이가벼웠습니다.

오늘아침엔구운베이글과

뒤뜰의사과나무에서딴싱싱한사과몇개로사과쥬스를만들어먹고

커피까지마셨습니다.

이게오늘내음식양의모든것입니다.

이제는더이상먹으면안되고

의사가처방하여준대로아래의약들을시간대로먹으면서

내속을다비워내야합니다.

그리고내일아침일찍가서검사를하면됩니다.

아침에는내일병원에서돌아온다음에먹을미역국도끓였습니다.

무우,양파,다시마,마늘,파,다시멸치,등을넣고육수를낸다음에

물에불린미역을올리브유를넣고삼십여분동안다달다달볶은다음에

끓여논육수를넣고마저끓인다음에

친구가담그어준조선간장과천일염으로간을했더니

국물이매우달큰하고맛있는미역국이되었습니다.

이곳에서산지가삼십여년이되는데도아주한국적으로살고있지요?

.

.

.

나는지금침대에누워창밖을바라보고있습니다.

바깥의한낮의고요한정적이그대로전해져집니다.

복숭아나무가유리창가득차게보이고

조용한한들바람에연록색나뭇잎들이흔들거리는것을

무심한마음으로바라보다가옆에있는책을집어듭니다.

하필이런책을집어들다니요….^^

1000여명의죽음을지켜본호스피스전문의가말하는

<죽을때후회하는스물다섯가지>입니다.

소제목만후루룩훍어봅니다.

첫번째후회,사랑하는사람에게고맙다는말을많이했더라면

두번째후회,진짜하고싶을일을했더라면

세번째후회,조금만더겸손했더라면

네번째후회,친절을베풀었더라면

다섯번째후회,나쁜짓을하지않았더라면

여섯번째후회,꿈을꾸고그꿈을이루려고노력했더라면

일곱번째후회,감정에휘둘리지않았더라면

여덟번째후회,만나고싶은사람을만났더라면

아홉번째후회,기억에남는연애를했더라면

열번째후회,죽도록일만하지않았더라면

열한번째후회,가고싶은곳으로여행을떠났더라면

열두번째후회,내가살아온증거를남겨두었더라면

여기까지만이라도다시한번생각해보고싶은제목들입니다.

읽을수있어서감사하고

생각할수있어서감사하고

일을할수있어서감사하고

쉴수있어서감사하네요.

아,따스한눈으로세상을볼수있어서감사하구요.

다시창밖으로눈을돌려봅니다.

참으로고즈녁한시간이네요.

아마도오늘오후내내이렇게하면서지내야할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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