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가을햇살아래-엔젤스 랜딩에서

자이언캐년.

대자연의위엄속에

가만히서서바라보기만해도가슴이뛴다.

더욱이지금은아침의맑은공기를품고있는시간이라

더욱주위분위기가해맑다.

왼쪽바위이름은WestTemple

오른쪽바위이름은AltarofSacrifice

붉은피가줄줄흘러내리고있는듯한바위들.

저바위들을올려볼때마다참이름을잘지었다는생각이든다.

이곳엔가을이깊었다.

시닉드라이브길의

그토록울창하였던나무숲은앙상한가지들만보인다.

이제곧눈이쌓이겠지.

라스베가스에서두밤을자고

오늘아침5시30분뱅기를타고시카고로돌아가는

딸래미를라스베가스공항에내려주고

곧바로자이언캐년으로향하였다.

짧은시간이었지만

딸래미를베가스에서만나

같이식사하고,

많은이야기를나누었다.

이곳에오길잘했구나싶었다.

대학에서전공한것과는전혀다른

비지니스우먼으로바쁘게살아가고있는딸이자랑스럽다.

아들은내옆자리에서또다시깊은잠속으로빠져들었고

나는아직도칠흙처럼어두운새벽공기를가르며달렸다.

아침8시30분경에자이언캐년입구에도착하였다.

근처레스토랑에서아침식사를한후에

하이킹할옷으로갈아입었다.

배낭에는물과사과등간단한간식을넣고

엔젤스랜딩을오르기시작하였다.

아침에는기온이많이내려가있어서옷을두툼하게입었는데

올라갈수록부드러운햇살로땀이나기시작하여

하나둘겉옷을벗어배낭에걸쳐야만했다.

나는스틱만들고가고

아들이배낭을지고갔다.

아무것도들고가지않는내가뒤쳐지자

저만치앞서간아들이나를기다리고있다.

내가카메라를들자,

엄마,나찍지마…한다.

싫으면지우면돼잖아…하면서담았다.

짜아식,왜찍지말라고하는지….^^

드디어이곳에서부터는스릴만점의길이다.

일년에도수많은사고로인명피해가많으니

조심하라는경고판이다.

아래로는천길낭떠러지…조심스럽게발을내디뎌야만한다.

그래도이하이킹코스는인기가많은곳이라

많은사람들이찾는곳이다.

드디어정상이다.

아들이나를찍어주면서

엄마,엄지손가락쳐들어봐….하면서

자기의엄지손가락을번쩍쳐들어시범을보여준다.

아들이한대로그대로따라해보는나.

그러면서도아래로곤두박칠쳐질까봐

다리가후들후들떨린다.

우리가각각찍어주는모습을본옆의미국인이

우리둘을같이담아주겠단다.

이런곳에서는모두서로에게친절해진다.

험한길을걸어올라와

정상에올라선후의넉넉함이통해서겠지.

넓다란바위위에걸터앉아

햇빛을내리받으며잠시쉰다.

주위를둘러보니모두가편안하게쉬고있다.

햇살이부드럽다.

그리고기분이좋다.

아들과이곳에올라올것은생각하지도않았던일이기에

더욱그렇다.

엔젤스랜딩을내려와

버스를타러가면서

아들의손을꼭잡아쥐면서말했다.

아들아,고맙다.

엄마랑같이있어주어서.

찬란한가을햇살아래에서

나무가지에남아있던나뭇잎들이

바람에우수수떨어지는풍광을

아스름한눈길로바라보았다.

한참동안….^^

아들아,

행복이뭔줄아니?

바로이런것이행복이라는거야.

커다란것을가진것은성취한것이지

깊은행복감은그닥누릴수없을꺼야.

엄만,

정말엄만

너하고함께해서행복하구나.

2014년11월29일(토)

자이언캐년에서

느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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