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캐년의엔젤스랜딩을오르고나서
그날저녁으로집까지오는것은무리였다.
그래서케납Kanab에서하루묵기로했는데
새벽에일어나핑크빛모래언덕을올라가보기로한다.
CoralPinkSandDunesStatePark은
유타주에있으며
MountCarmelJuction과Kanab사이에있다.
케납을여러번스쳐지나다녔었지만,
정작이곳에는한번도들려보지않았었다.
유타주에는워낙볼것들이많아서
웬만해서는유타의외진곳에있는이곳까지찾아오기가그리쉽지가않기때문이다.
하지만내가잔모텔에서이곳까지는
운전시간이약40여분정도이다.
커피한잔을내려서마시고
6시20분경에모텔을나섰다.
아직캄캄한겨울아침,
오직네비게이션에의지하고광야를달리기시작하였다.
7시쯤에도착했다.
겨울파커주머니에해드랜턴이있었지만,필요치않음을느꼈다.
사위는아직어둠빛이지만,
일출빛으로가름해서걸을만했기때문이다.
성큼성큼걷는다.
바람이세차다.
다행히등산화속으로모래가들어오지는않는다.
주님이야곱을만나신곳은광야에서였다.
스산한울음소리만이들려오는빈들판에서만나,
감싸주시고키워주시며
당신의눈동자처럼아껴주셨다.
독수리가보금자리를흔들어놓고,
파닥거리며떨어지는새끼를향해날아내려와
날개를펼쳐받아올리고
그죽지로업어나르듯,
주님홀로그를인도해주셨다.
(신명32,10~12)
아무도없는,
여명이트는사막의모래밭을걸으면서
야곱을떠올렸다.
그러면서나는,
그넓은핑크빛샌드듄을걸으면서
이세상의적막과
고요와
침묵의무게속으로빠져들어간다.
발목까지모래가푹푹빠져든다.
모래밭을걷는것은힘들다.
그래도기를쓰며모래언덕제일높은곳까지올라간다.
너희는늙어가도
나는한결같다.
너희가비록백발이성성해도
나는여전히너희를업고다니리라.
너희를업어살려내리라.
(이사46,4)
저전망대를내려올때는날아가듯이뛰어내려왔는데
올라가는길은
엄청힘들어헉헉거린다.
주님이너를줄곧인도하고,
메마른곳에서도배불리며
뼈마디마디에힘을주리라.
너는물이항상흐르는동산이요,
물이끊어지지않는샘줄기이다
(이사58,11)
바람에사라질내발자욱을뒤돌아보면서,
2014년11월30일
CoralPinkSandDunesStatePark,UT에서
느티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