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고니아

거친들판에흐린하늘몇개만떠있었어.

내가사랑을느끼지못한다해도

어딘가에존재한다는것만은믿어보라고했지?

그래도굶주린콘도르는칼바람같이

살아있는양들의눈을빼먹고,나는

장님이된양을통째로구워며칠째먹었다.

어금니두개뿐,양들은아예윗니가없다.

열살이넘으면아랫니마저차츰닳아없어지고

가시보다드센파타고니아들풀을먹을수없어

잇몸으로피흘리다먹기를포기하고죽는양들.

사랑이어딘가에존재할것이라고믿으면,혹시

파타고니아의하늘은하루쯤환한몸을열어줄까?

짐승타는냄새로추운벌판은침묵보다살벌해지고

올려다볼별하나없어아픈상처만덧나고있다.

남미의남쪽변경에서만난양들은계속죽기만해서

나는아직도숨겨운내이야기를시작하지못했다.

파타고니아의양-마종기-

사하라사막에서생떽쥐베리가만난양과

파타고니아에서마종기님이만난양들은

이렇게다르구나….

지구의끝우수아이아에도양들이있을까?

‘파타고니아’를꿈꾼다.

내남은이야기를그대는들어줄련지,

시인은아직도숨겨온이야기를시작하지도못했다는데.

조금전,

인터넷으로엘에이에있는알라딘에책세권을주문했다.

브루스채트윈의<파타고니아>,

KBS방송국에서낸영상앨범<세상의끝,남미파타고니아>

무라카미하루키의<나는여행기를이렇게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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