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빛이 내리던 밤

해가지날수록이곳의겨울이점점좋아지고있습니다.

새벽의달빛은교교하고맑아마치가까이에수은등이있는듯여겨질정도이고

그섬칫하도록밝은달빛사이로흐르고있는정적의맛은또어떠한지요.

또초저녁부터시작하여한밤중의캄캄한하늘에는수없이많은크고작은별들이떠있는것을볼수있습니다.

조금전에도일주일에두번씩쓰레기차가와서비워주고있는,차고안에있는쓰레기통을길가에내어

놓으려고나갔다가그만한동안밖에서서성거리고말았습니다.

찌릿찌릿울어대는풀벌레소리가여기저기에서들리고,

마치시골의거름내음비슷하거나,아니면낙엽태우는향같은,

어쩌면짙은커피향기가모락모락피어오르는듯온주위에퍼져아주그윽한정취속에서있게되었거든요.

한동안코를흠흠거리면서밤하늘을올려다보니아니나다를까아늑한별빛들이가득하늘에떠있었습니다.

나는앞뜰,내가좋아하는나무옆에걸터앉아정지하고싶은이시간속에잠시머무릅니다.

완벽할정도로아름다운시간이었거든요.

그러다가얼핏하나의추억이떠올랐습니다.

작년크리스마스때에시카고에서에니카가족이내려와2주일동안같이지내다돌아갔었는데,

어느날,인디언레져베이션안에있는인디언뮤즘을찾아갔었을때였습니다.

낮에이곳저곳둘러보다가늦은밤에마차를타게되었습니다.

저사진속에있는비스므레한마차를타고수백년전인디언시절로돌아가는순서였거든요.

차례대로줄을서서기다리고있었는데마침우리순서가되었을때마차안이가득차는바람에

우리는다음에탈려고하였는데,마부가윗자리도괜찮다면타라고하더군요.

마침밤이라서좀쌀쌀한바람이일고있었지만,

이것또한괜찮겠구나싶어우리일행은마차뒤편의이층자리로올라갔습니다.

우리일행4명이꼭끼어앉은다음에그곳에있던담요로무릎을덮자

마차는바람을일으키며천천히달리기시작하였고,그때우리는보았던것입니다.

캄캄한밤하늘에보석처럼반짝이고있던별들을!

인디언레져베이션안에있는곳이라주위에불빛이거의없었기때문에

하늘의별들은더욱선명하게별빛을우리에게쏟아내고있었습니다.

그아름다운하늘을바라보면서우리모두는너나할것없이탄성을연거푸자아내고있었습니다.

그때,정말갑자기내옆에앉아있던2살반짜리아이가노래를부르기시작하였습니다.

누가시킨것도아닌데어린녀석이하늘을바라보다가부른노래였거든요.

처음에는수줍은듯조그맣게부르던녀석의목소리는

늦은밤의차가운공기를가르면서점점커졌습니다.

Twinkle,twinkle,littlestar,
HowIwonderwhatyouare!
Upabovetheworldsohigh,
Likeadiamondinthesky!

Whentheblazingsunisgone,
Whenhenothingshinesupon,
Thenyoushowyourlittlelight,
Twinkle,twinkle,allthenight.

Thenthetravellerinthedark,
Thanksyouforyourtinyspark,
Hecouldnotseewhichwaytogo,
Ifyoudidnottwinkleso.

Inthedarkblueskyyoukeep,
Andoftenthroughmycurtainspeep,
Foryounevershutyoureye,
Tillthesunisinthesky.

Asyourbrightandtinyspark,
Lightsthetravellerinthedark,—
ThoughIknownotwhatyouare,
Twinkle,twinkle,littlestar.

아이가노래를부르는동안나는온몸에전율이흐르는듯하여아무말도할수가없었습니다.

아니,제딸과에니카역시아무말없이아이가부르는노래를그저…조용히들었습니다.

한번의막힘도없이아이는저혼자신이나서열심히노래를부르고있었는데

그노래를들으며나는진한감동을받았습니다.

아이의노래가다끝났을때,우리모두는커다랗게박수를쳐주고환호를하였습니다.

별빛이우리들에게쏟아지던,정말아름다운밤이었습니다.

마차에서내린다음에나는그녀석을꼭안아주었습니다.

그아이를바라보는내시야가흔들린다고한들누가나보고뭐라하겠습니까?

뜨거운감동이가슴깊이에서차올라온잊지못할밤이었습니다.

아이를통해서살아감의소중함을다시한번깨달은밤이기도하였습니다.

집으로돌아오면서딸이저한테조용히말합니다.

"엄마,나는AJ가그순간에어떻게그노래를할생각을하였는지…정말모르겠어…."

인생은마치길없는숲속과같은것

거미줄에얼굴이스쳐

간지럽고따갑고,

한눈은가지에부딪혀

눈물이나기도한다.

그러면잠시지상을떠났다가

돌아와다시새출발을하고싶다.

세상은사랑하기딱좋은곳

여기보다좋은곳이또어디있을까

자작나무/로버트프로스트

오늘은나머지삶의첫날

인생은길없는숲이고,길을찾아숲속을헤매는것이우리네인생살이입니다.

나무를헤치며가다보면때로는얼굴에거미줄이걸리기도하고나뭇가지에눈이찔리기도합니다.

그러면길을잘못들었다는생각에떠났다돌아와처음부터다시시작하고싶습니다.

그렇지만시중간에서시인은말합니다.

"운명이내말을일부러오해하여,내소원의반만들어주어날아주데려가돌아오지못하게하지않기를…."

잠시떠나고싶지만영원히떠나고싶지는않은곳이바로이세상입니다.

어차피운명은믿을만한게못되고

인생은두번살수없는것.

오늘이나머지내인생의첫날이라는감격과열정으로사는수밖에요.

장영희마리아/선종영문학자